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뚜렷해지면서 각국의 통제도 강화되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의 유명 관광지 판테온 입장을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로마/EPA 연합뉴스
동유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서유럽에서도 뚜렷해지면서,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아일랜드 정부는 18일부터 술집, 나이트클럽, 식당 등의 영업시간을 밤 12시까지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지난달 22일 야간 영업 제한을 해제했으나,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규제에 나섰다. 정부는 또 술집 등 유흥시설 입장객들에게 요구하던 백신 접종 증명서를 영화관과 극장 입장객들에게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아일랜드는 성인의 90% 이상이 백신을 접종했지만, 확진자가 지난 1월 최고치 수준으로 다시 늘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최근의 증가세는 백신 접종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백신의 효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티븐 도널리 보건부 장관은 “지금 아무 조처도 취하지 않으면 집중 치료실 입원 환자가 (현재의 4배 수준인) 최대 5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로마, 밀라노, 피렌체 등 주요 대도시 기차역에서 승객의 열차 탑승 전 백신 접종 증명서를 확인하도록 하는 새로운 방역 규정을 내놨다고 <안사>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또 열차에서 코로나19 증상 의심 승객이 확인되면, 운행을 긴급 중단하고 소독을 실시하도록 했다. 보건부는 택시 탑승객에 대해 가족이 아닌 경우 뒷좌석에 최대 2명만 타도록 하고, 운전사 옆 좌석의 승객 탑승도 금지했다.
이날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2554명 많은 7698명이 확인됐으며, 사망자도 하루 전보다 30명 많은 74명이 발생했다고 <안사> 통신이 전했다.
스페인도 코로나19 감염률이 2주 사이에 67% 늘면서 일부 광역 자치주들이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일간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바스크 자치주는 일부 직업군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를 검토하고 있으며, 카탈루냐 자치주도 현재 나이트클럽에만 적용하고 있는 백신 접종 증명서 의무화를 다른 업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오스트리아·독일·벨기에·네덜란드 등은 최근 백신 미접종자의 이동을 제한하는 등 방역 조처를 잇따라 강화한 바 있다.
미국의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 규모도 15일 8만4863명으로 2주 전보다 14% 증가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는 지난달 14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고치다. 최근의 확진자 증가세는 미시간, 미네소타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두 지역의 지난 일주일 신규 확진자는 각각 인구 10만명당 503명과 490명으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미네소타의 병원들은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미시간의 입원 환자도 지난봄 이후 처음으로 3천명을 넘어섰다고 통신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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