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세계적 대확산 이후 중국을 떠나지 않았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년 8개월 만에 외국 방문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벡 스마디야로프 카자흐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시 주석이 오는 14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한다고 5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카스자흐스탄 정부 발표에 따르면 시 주석은 방문 기간 중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회담한다. 이번 방문이 실현되면, 시 주석은 2020년 1월 미얀마 방문 이후 2년 8개월 만에 외국을 방문하게 된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확산이 시작된 뒤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25명 가운데 외국을 방문한 이는 양제츠 외교 담당 위원이 사실상 유일했다. 하지만,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시작으로 한국 등을 찾는 11일간의 외국 순방에 나서는 등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이 2년 반 동안 중단해 왔던 지도부의 대면 외교를 재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시 주석은 카자흐스탄 방문 뒤 중국이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우즈베키스탄 정부 역시 15~16일 열리는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한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중국이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은 러시아와 중국,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8개국이다.
이 정상회의 기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양자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 두 정상이 만나면 지난 2월4일 베이징 겨울 올림픽 개막식 이후 첫 대면이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처음 이뤄지는 중-러 정상의 대면 접촉이기도 하다. 두 정상은 시 주석 69살 생일이었던 지난 6월15일 전화 통화를 한 바 있다.
중-러 정상이 대면 정상회담을 하면, 동방경제포럼에 리 상무위원장이 참석한 것에 이어 중-러는 두 나라의 연대를 국제 사회에 거듭 과시하게 된다. 시 주석이 3연임이 결정될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10월16일)을 한달 가량 앞두고 외국 방문에 나선 것에 대해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의 권력 기반이 그만큼 단단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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