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중국 신장 자치구 카슈가르의 차량 전시장의 화면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얼굴이 나오고 있다. 카슈가르/AP 연합뉴스
중국 공산당이 10월16일 ‘제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 대회)를 열기로 일정을 발표하며, 시진핑(69) 중국 국가주석의 지도부 인선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시 주석의 3연임은 사실상 기정사실이 됐기 때문에, 그와 함께 중국을 이끌게 될 ‘2인자’인 국무원 총리와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구성하게 될 이들의 면면을 두고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극히 민감한 현안인 차기 지도부 인선에 대해선 철저히 함구하는 중이지만, 지난 30일 대회 일정이 공개된 것으로 봐 어느 정도 내부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시 주석 외에 권력 서열별로 리커창(67) 국무원 총리, 리잔수(72)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양(67)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왕후닝(67)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65) 중앙기율위 서기, 한정(68) 국무원 부총리 등 총 7명이다.
중국 내에선 ‘67살 이하는 유임하고 68살 이상은 은퇴한다’는 ‘7상8하’ 원칙이 적용되면 리잔수 위원장과 한정 부총리가 물러나야 한다. 2인자인 총리 자리는 후춘화(59) 부총리나 왕양 정협 주석이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언론의 분석도 비슷하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31일치에서 중국 공산당 관계자들에게 들은 정보를 종합한 결과라며, 왕 정협 주석과 후 부총리가 차기 총리 후보 물망에 올라 있어 이들의 움직임에 주시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실제 왕 정협 주석의 동정이 최근 관영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베이징에서 열린 회의에서 시 주석이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공동부유’(함께 잘살아야 한다는 분배 정책)와 관련해 이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 부총리도 지난 7월 당 기관지에 발표한 글에서 시 주석의 이름과 지도 사상을 50여번이나 언급하며 ‘충성 맹세’를 마쳤다. 지도부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시 주석과 다른 그룹인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계인 리 총리가 퇴진하지 않고, 상무위원회의 다른 자리를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후 부총리 역시 공청단 출신이다.
상무위원회엔 시 주석의 측근 그룹으로 꼽히는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 등이 새로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유력 주자로 시 주석의 측근인 리창 상하이 당 서기는 코로나 방역 실패로 입장이 애매해졌다.
핵심 관심사인 시 주석의 3연임은 사실상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국회 격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이를 위해 2018년 3월 중국 헌법상 규정인 ‘국가주석의 임기(5년)를 2차례 연임으로 제한’하는 조항을 삭제했다.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겸직하는 ‘공산당 총서기직’과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임기엔 제한이 없다. 덩샤오핑 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국가주석의 임기를 제한함으로써 ‘10년 집권’의 규칙을 만들었다. 시 주석이 덩 전 주석이 설계한 관례의 빗장을 푼 것이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중국 공산당 ‘3차 역사결의’ 역시 시 주석 3연임을 위한 사상적 다리를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과 개혁개방의 설계자 덩샤오핑이 각각 1945년 1차 결의와 1981년 2차 결의를 통해 권력 다툼에서 승리하고 강력한 추동력을 발휘하겠다고 선언했다. 시 주석도 20차 당 대회를 1년 앞둔 지난해 3차 결의를 통해 ‘시진핑 사상’을 앞세워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 건설하자고 밝혔다.
1억명에 가까운 당원을 거느리는 중국 공산당은 2천여명의 지역별 당 대표를 뽑은 뒤 400명의 중앙위원회를 추린다. 여기서 다시 25명의 중앙정치국원을 선발한 뒤 이 가운데 7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로 최고지도부를 구성한다. 특히 7명의 상무위원은 계파별 이해관계 등이 반영돼 선정된다. 공산당 전·현직 지도부는 매년 8월 초 허베이성의 휴양지 베이다이허에서 비밀회의를 연다. 8월에 끝난 올해 회의에서 대체적인 인사 윤곽이 정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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