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올해 주요20개국(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대통령이 러시아와 중국 정상도 오는 11월 열리는 주요20개국 정상회에 참석한다고 발언했다. 올해 주요20개국 정상회의가 러시아와 중국, 미국 정상이 모두 대면하는 초대형 외교행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

19일 <블룸버그>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자사와 전날 한 인터뷰에서 11월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오겠다고 나에게 말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위도도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 정상의 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 계획을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 회의에서 만나면,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러시아 정상 사이 첫 대면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그동안 전화 회담은 몇 차례 했지만 대면 회담을 한 적은 없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세계적 대확산 이전인 지난 2020년 1월 미얀마 방문 이후 국외 방문을 하지 않고 있다. 미-중 관계는 지난 2~3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대만 방문 이후 커지고 있으며, 미-중 양국은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첫 대면 정상 회담을 논의하고 있다.

미-중-러 3국 정상이 모두 참석한다면 올해 주요20개국 정상회의는 최근 보기 드문 대형 외교 행사가 된다. 또한, 이 회의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초청을 받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이 마주하는 회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도도 대통령은 “대국들의 대립은 정말로 우려스럽다”며 “우리가 이 지역에 원하는 것은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상황이다. 그래서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인도네시아뿐만은 아닐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같은 것을 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회의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으나, 인도네시아는 러시아도 주요20개국 회원국이라며 푸틴 대통령을 정상회의에 초청했다. 지난 6월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우리는 공식 초청을 받았다. 참석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며 긍정적으로 답변했다”며 “11월 정상회의 전까지 많은 시간이 있다. 러시아가 참가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으로써는 직접 참여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미-중-러 3국 정상 대면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회의 보이콧을 선택할 가능성 등도 있기 때문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