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과 보수주의 정치 역사의 권위자로 꼽히는 도널드 크리칠로(사진) 애리조나 주립대 역사학과 교수는 지난 15일 <한겨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헨리 키신저(전 국무부 장관)의 현실주의”라고 규정했다.
-‘트럼프팀’의 외교정책 핵심은 무엇으로 보는가?
“헨리 키신저(전 국무장관)의 조언을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세력균형 차원에서) 서로 다른 국익을 가진 나라들과도 협력하는 것이며, 러시아나 중국, 북한 등 우호적이지 않은 국가와도 공통의 이해가 있는 쟁점들에 대해선 합의를 추구하는 것도 포함된다. 또 트럼프팀엔 군사적 힘에 의한 평화가 필요하며, 세계무대에서 미국의 파워를 행사해야 한다는 합의가 있다.”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타국 정치 불간섭, 미국 위협 땐 강력 응징’이라는, 잭슨주의(미국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의 외교정책 기조)적 전통에 기반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외교정책에서 잭슨과 트럼프를 비교하는 건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하는 것이다. 잭슨 대통령은 (실제론 원주민 주거지를 빼앗는) 확장주의자였다. 트럼프가 새로운 영토 획득을 추구할 것 같지 않다. 잭슨은 임기 동안 군을 강화하지도 않았다. 트럼프는 군을 강화할 것이다. 두 사람의 유일한 공통점이 있다면 잭슨도 미국에 유리한 국제무역을 증진하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고립주의적 발언을 많이 했는데.
“선거 때 트럼프의 외교정책에 관한 레토릭(수사)을 보면 ‘신고립주의’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제 외교 정책이 어떻게 실행될지를 알려면 선거 때의 레토릭이나 트위트와 분리할 필요가 있다. 그의 외교정책팀은 송곳 같은 눈을 가진 현실주의자들로 구성돼 있다. 트럼프팀은 친러시아적 성향이 아니다. 앞으로, (예상 못했던)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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