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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정치판 흔든 변화의 기수 ‘검은 클린턴’

등록 2006-12-13 18:27수정 2006-12-13 22:02

미국 민주당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군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일리노이주의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 자료사진
미국 민주당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군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일리노이주의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 자료사진
[인물로 본 2006 지구촌] 바라크 후세인 오바마 미 상원의원
마약 청년서 세대교체 상징으로 우뚝
이라크전 반대 등 민주당에서도 진보적
차기 대통령 유력 후보 ‘야심찬 도전’

미국인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정치인에 열광한다. 미국 현역 유일의 흑인 상원의원 바라크 후세인 오바마(45)는 그런 면에서 ‘딱’이다. 그의 인생이 훌륭한 한편의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미국 정치를 강타하고 있는 그는 ‘정치판의 타이거 우즈’다. ‘뉴프런티어’를 외치던 40대의 존 에프 케네디에 비유되는가 하면, ‘까만 피부를 가진 빌 클린턴’으로 불린다.

10일 뉴햄프셔에서 열린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 자축연은 그의 독무대였다. 1500석으로 제한된 기부금 파티권은 일찍 동났고, 150여명의 취재진이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뒤쫓았다. 뉴햄프셔주 민주당 관계자들은 “케네디 이후 누군가에 이렇게 흥분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오바마의 콘텐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변화는 올 한해 미국 정치를 읽는 핵심 코드이기도 하다.

오바마는 그의 말대로 “우윳빛 살결”의 백인 엄마와 “피치처럼 까만” 케냐 출신 흑인 유학생 사이에서 태어났다. 하와이에서 태어나 조부모들 밑에서 주로 컸고, 4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엄마와 함께 살았다. 그의 아버지는 2살 때 케냐로 돌아갔다. 그의 ‘미들 네임’ 후세인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그는 첫번째 책 ‘아버지한테서 물려받은 꿈’에서 한때 코카인과 마리화나를 접했다고 고백했다. <인디펜던트>는 최근 이런 오바마를 두고 ‘문화적 용광로’로서의 미국의 결정판이라고 표현했다.

[인물로 본 2006 지구촌] 바라크 후세인 아바마 미 상원의원
[인물로 본 2006 지구촌] 바라크 후세인 아바마 미 상원의원
오바마는 미국 정치의 세대교체를 상징한다. 그는 최근 한 글에서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개인의 자유를 신장하고, 소수자와 여성에게 완전한 시민적 권리를 가져다 주었지만, 우리 모두가 미국인으로서 온전히 하나라는 믿음을 가져다 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뉴햄프셔 행사에서 ‘“24시간 헐뜯고 비방하는 편협한 워싱턴의 정치판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의 이념 성향은 민주당 안에서도 진보 쪽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달리 처음부터 이라크전에 반대했다. 또 전국민 의료보험 실시, 지구온난화 대책 마련, 국제문제의 다자주의적 접근 등을 강조하고 있다.

오바마 돌풍은 올 한해 미국의 ‘변화’를 집약하는 현상이다. 11·7 중간선거에서 미국 유권자들은 이라크전과 공화당의 부패, 기성 정치권의 무능을 심판하면서 변화를 요구했다. 민주당의 압승은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 대표되는 ‘일방주의’ 미국에 대한 경고였다. 오바마는 그 한 복판에 서 있다. 새로운 정치와 변화를 갈망하는 미국인에게 그는 최근 자신이 쓴 책 제목처럼 ‘대담한 희망’이다.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민주당 차기 대통령 후보 ‘2강’을 형성하고 있는 오바마가 다음 대선에서 당선돼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오바마는 이제 갓 2년의 임기를 채운 초선 상원의원이다. 정치 경험도 일천하다. 미국에서 상원의원으로 백악관 주인이 된 경우는 케네디를 포함해 단 두명뿐이다. 하지만 오바마의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21세기 초반 미국의 변화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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