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공화쪽도 고른지지
공화 매케인은 무당파에 인기
흑인 오바마, 참신성 무기 돌풍
공화 매케인은 무당파에 인기
흑인 오바마, 참신성 무기 돌풍
미 중간선거로 본 대권 기상도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미국 중간선거 과정에서 2008년 미국 대선을 노리는 대선 주자들의 희비도 교차됐다. 이번 선거를 통해 위상을 더욱 끌어올린 정치인이 있는 반면, 일찌감치 꿈을 접은 정치인도 속출했다.
이번 선거과정에서는 민주당의 바락 오바마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의 ‘돌풍’이 단연 돋보였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감’이라는 평가를 듣는 오바마는 참신성과 지적인 호소력을 무기로 대선 경쟁을 달구고 있다. 선거를 거치면서 스타로 떠올라, 9일 공개된 여론조사 사이트 라스무센 리포트의 조사에서 22%의 지지율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힐러리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원 표의 20%를 끌어와, 고른 지지를 과시했다. 31개 주에서 100군데의 유세장을 돈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민주당 안팎에서 호응을 받는 점도 힘이 되고 있다. 힐러리는 같은 여론조사에서 29%의 지지율로 민주당 주자 가운데 선두를 달렸다.
공화당 쪽 수혜자로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꼽힌다. 그는 이라크전 미군 증파를 주장하는 등 민심과 따로 가는 행태를 보이면서도 조지 부시 대통령을 멀리했다. 이런 양태는 무당파나 중간파적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공화당 후보들 지원유세 때 그가 부시 대통령보다 인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선거 판세를 가른 반이라크전 여론은 대권 후보군 대열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36살에 상원의원이 돼 이번에 3선에 도전한 공화당 대선주자 릭 샌토럼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낙선해 ‘큰 꿈’을 접어야 할 처지다. 공화당 상원 서열 3위로 부시 대통령 측근인 그는 이라크전 옹호에 앞장서다 ‘심판’을 받았다. 피 말리는 접전이 벌어진 버지니아주의 존 앨런 상원의원(공화)도 0.3%포인트 차로 떨어지면서 백악관 입성 계획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선거를 며칠 앞두고 “공부를 안 하면 이라크에 처박힌다”며 참전 미군을 모욕하는 듯한 실언을 한 존 케리 상원의원이 최대 피해자다. 2004년에 이어 다시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관측이다.
일부 미국 언론들은 중간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은 전쟁 반대와 부패 혐오라며, 무당파적 성향의 후보가 백악관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쟁을 주도한 네오콘들이 호된 비판을 받아, 공화당이 좀더 중도적인 색깔로 대선을 치르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간선거를 이긴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행정부와 함께 떠맡을 이라크전 해결이라는 숙제를 잘못 해내면 백악관 탈환 목표를 망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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