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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중간선거 오늘 윤곽…바이든·트럼프 ‘장외 재대결’ 승자는?

등록 2022-11-09 06:00수정 2022-11-09 10:45

8일 중간선거가 시작된 뉴욕 브루클린에서 유권자들이 브루클린 미술관에 설치된 투표소에 입장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8일 중간선거가 시작된 뉴욕 브루클린에서 유권자들이 브루클린 미술관에 설치된 투표소에 입장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의회와 주정부 등의 공직자들을 선출하는 중간선거가 8일(현지시각) 치러졌다. 조기 과열 양상을 보이는 2024년 대선, 도전받는 미국의 세계 지도력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띠는 선거라 결과가 어느 때보다 주목된다.

이날 오전 6시에 시작된 투표로 하원은 435석 모두, 상원은 100석 중 35석, 주지사는 50명 중 36명을 뽑는다. 결과는 한국시각으로는 9일 오후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물가고, 정치 양극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재출마 전망 등 불만과 갈등 고조 속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여느 중간선거를 뛰어넘는 치열한 각축전 양상을 띠었다.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는 4200만명 이상으로 추산돼, 2018년 세워진 역대 중간선거 사전투표 기록(약 3900만명)을 넘어섰다. 사용된 선거자금은 167억달러(약 23조원) 이상으로 역시 중간선거 최고 기록을 갈았다.

선거 결과는 2024년 대선에서 연임 도전 의사를 내비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역시 재출마를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과도 연결돼 더 관심을 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과의 전략 경쟁, 북한의 탄도미사일 다량 발사 등으로 미국의 대외 정책이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선거다.

하원은 공화당이 4년 만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예측이다. 그러나 상원은 초접전지인 네바다·애리조나·펜실베이니아·조지아주 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이 현재의 50석을 유지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하원 다수당은 신속히 판명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1석 차이로 다수당이 결정될 수 있는 상원은 초박빙 선거구들 탓에 승부가 빨리 가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조지아주는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월6일 결선을 치러야 한다는 점도 승부 확정을 더디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8일 중간선거가 시작된 뉴욕 브루클린에서 유권자들이 브루클린 미술관에 설치된 투표소에 입장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8일 중간선거가 시작된 뉴욕 브루클린에서 유권자들이 브루클린 미술관에 설치된 투표소에 입장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8일 중간선거가 시작된 미국 조지아 콜롬버스에서 한 교회에 설치된 투표소 앞에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8일 중간선거가 시작된 미국 조지아 콜롬버스에서 한 교회에 설치된 투표소 앞에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하원을 뺏기더라도 상원을 지켜낸다면 상당한 성공이다. 지난 20차례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하원에서 의석이 줄지 않은 것은 2차례에 불과했기 때문에 하원은 내주더라도 책임론이 들끓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상·하원 다수당 자리를 공화당에 모두 뺏기면 조기 레임덕 가능성이 커진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들을 위해 유세장을 누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차지하면 이를 발판으로 대권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쪽은 투표일 직전까지 민주당은 임신중지권 등 권리와 사회보장 정책 수호, 공화당은 물가 등 경제와 치안을 강조하며 표몰이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저녁 아내 질과 함께 메릴랜드주 부이주립대에서 한 마지막 유세에서 “우리의 민주주의가 위험하다. 지금은 그것을 지켜내야 할 때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흑인인 웨스 무어 주지사 후보를 위한 유세 장소로 메릴랜드 최초의 흑인 대학으로 설립된 부이주립대를 선택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흑인들에게 호소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이날 유세장에서 기자와 만난 흑인 남성 로버트 도널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2024년까지는 생각하기 싫다. 내일 선거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곧 소매를 걷어 자신의 살을 보여주면서 “그들은 피부색이 다르다며 사람을 차별한다. 트럼프 같은 사람들은 흑인과 유대인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다”고 했다. 연방정부 공무원이라며 이름을 밝히지는 않은 30대 백인 남성은 퇴근길에 들렀다면서 ‘여론조사는 공화당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는 말에 “다 추측이다. 9회 말까지 가봐야 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하이오주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를 위해 한 유세에서 “11월15일 화요일에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아주 큰 발표를 하겠다”며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부이(메릴랜드주)/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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