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 민주당 전국위원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8일 중간선거 전망에 먹구름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전략 비축유를 추가 방출할 전망이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전략 비축유 1500만배럴 추가 방출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전략 비축유 1억8천만배럴 방출을 승인했고, 이제까지 1억6500만배럴이 풀렸다. 이번 방출분은 마지막 분량으로 12월에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이번 추가 방출 계획은 이달 초 ‘오펙(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가 다음달부터 하루 200만배럴씩 원유 생산을 줄이기로 합의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이 결정이 나온 직후 원유 가격이 들썩이면서 휘발유 가격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 휘발유 값은 6월 중순 갤런당 5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내림세로 돌아서 최근 안정적 상태를 보여왔다. 18일 현재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3.89달러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에도 “휘발유 값이 아직도 너무 높기 때문에 계속 낮추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적극적 시장 개입 의지를 밝혔다. <시엔엔>(CNN)은 그가 국제 석유시장 상황에 따라 “상당량 추가 방출”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겨울에 추가 방출에 나설 수 있음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40년 만에 최소로 줄어든 전략 비축유 재고 상황에 대해선, 현재 배럴당 90달러 안팎인 국제 유가가 67~72달러 선으로 떨어지면 다시 채울 것이라는 방침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전략 비축유 규모는 현재 4억배럴가량이다.
이번 발표는 중간선거 직전에 민심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휘발유 값이 또 치솟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크다. 여당인 민주당은 휘발유 가격 안정 등에 힘입어 공화당과의 격차를 좁힌 것으로 평가됐으나 최근 다시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뉴욕 타임스>와 시에나대가 투표 의향이 있는 7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7일 발표한 것을 보면, 49%가 공화당, 45%가 민주당에 표를 주겠다고 했다.
이런 동향에는 인플레이션 등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원유 감산을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한 것은 이런 상황에 대한 분노의 표현인 셈이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임신중지권 회복’을 주제로 연 행사 연설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임신중지권을 법률로 보장하는 것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공화당을 추격하는 데 일조했으나 최근 경제 문제에 밀려 시들해진 임신중지권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재점화하려는 시도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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