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에이전트 임직원들이 사업콘테스트 참가자들의 사업계획을 듣고 있다.(왼쪽) 직원 누구나 언제든 이용가능한 마사지룸. 사이버 에이전트 제공
사원들 스스로 사업기획…자회사 독립까지
중도 철회해도 ‘인재’ 대접…발탁인사 잦아
중도 철회해도 ‘인재’ 대접…발탁인사 잦아
신바람 일터 만들기 /
⑧ 일본 사이버 에이전트
‘입사 2년차에 사장님.’
샐러리맨에겐 꿈같은 이야기지만, 이런 일을 ‘예사’로 하는 회사가 있다. 98년 설립됐으니, 이제 역사가 10년 남짓인 일본의 인터넷종합서비스 기업 ㈜사이버 에이전트엔 입사 2년차부터 9년차된 자회사 사장들이 즐비하다. 대신 자회사들은 이 회사가 정립한 ‘CAJJ 프로그램’이라는 룰에 따라 사업이 유보되거나 아예 문을 닫기도 한다. 직원들은 1년에 두 번씩 희망부서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의 ‘실험’이리라 지레짐작한다면, 틀렸다.
임직원 규모가 1550여명 정도인 사이버 에이전트는 로그서비스와 인터넷광고 대행업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아이티 기업이다.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고 이 회사가 2003년 새로 도입한 인사시스템의 첫 포인트는 ‘젊은이들이 활약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였다.
대표적인 게 ‘사이버 에이전트 사업·인재(CAJJ) 육성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중순 도쿄 시부야의 사이버 에이전트 본사에서 만난 소야마 데쓰히토 인사본부장은 “사실은 사업하면서 가장 주저주저하다가 시기를 놓치는 것이 사업 철회의 타이밍인데 이 룰을 만들어본 게 시에이제이제이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 프로축구 리그를 닮았다. 일단 채택된 사업은 ‘J3’ 단계에 속하는데, 일정한 매출을 올려 승격기준을 만족하면 ‘J2’로 올라선다. 여기서 반년 이내에 크게 사업이 신장되지 않으면 철회 검토에 들어간다. ‘J1’이 되면 사업비를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된다. 소야마 본부장은 “보통 추진되던 사업이 실패하면 사람들마저 상처 입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룰을 정해놓고 나니 사업 실패를 사람 탓으로 돌리지 않게 됐다” 며 “오히려 철회 이야기가 나돌면 다른 부서에선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강하다’며 오히려 그 사업부 사람들을 스카웃하려고 경쟁한다”고 웃었다. 이런 사업들은 회사 상층부에서 시작될 때도 있지만 사원들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가 더 많다. 이 회사는 1년에 두 번 ‘지교쓰쿠’(사업만들기의 일본식 줄임말)라 하는 신규사업 계획 콘테스트를 연다. 다음해 봄 입사가 정해진 예비 사원들이 응모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사업계획서 심사를 통과한 5~10편이 임원들 앞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갖는다. ‘애드 플랜’이란 자회사를 이끌고 있는 가와무라 요시히로 사장은 세컨드라이프와 같은 프로그램 안의 광고메뉴를 개발하는 아이디어를 이 콘테스트에 내, 입사 3년째에 자회사 사장이 됐다. 24살의 여사장 모리나가 가미 또한 입사 2년차 때 자신이 디자인한 패션으로 꾸민 아바타가 대화를 나누는 ‘푸페걸스’ 사업부의 디렉터를 맡다가 올해 이 사업을 자회사로 독립시킨 경우다. ‘캬리차레’(캐리어 챌린지의 줄임말)라는 제도는 일종의 사내 이동공모제다. 1년에 두 번, 전 부서에서 필요한 직을 모집해 전사원에 빈자리를 공지한다. 같은 부서에 1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데, 양쪽의 희망을 조정해 지원자의 3분의 1정도가 이동된다고 한다. 사이버 에이전트는 이를 축구의 ‘자유계약선수 제도’에 비유했다. “각 부서나 사업국 내로 인사를 한정해버리면, 조직에서 갈등이 생길 때 퇴직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인재는 ‘모두의 것’이라는 발상에서 시작된 제도”라고 우에무라 쓰쿠미 홍보매니저는 설명했다. 사이버 에이전트 임직원의 평균연령은 28살. 남녀 비율은 5.5대 4.5로 거의 비슷하다. 여기에 젊은이들을 ‘발탁’하는 인사제도가 갖춰져 있으니 회사가 들썩들썩, 시끌시끌할 만하다. 이 회사의 블로그 서비스 이름은 ‘아메바’. 정해진 형태 없이 나날이 성장해가는 아메바와 같이, 한쪽에선 20대 사장들이 이끄는 자회사 몇 개가 만들어지는 동안 또 한쪽에선 없어지곤 한다. 3~5명 직원이 대부분인 자회사가 40개가 넘는다. 혹시 입사 동기가 사장으로 발탁되면 자극도 되지만 소외감을 느끼는 직원은 없을까? “우수 인재가 사장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에겐 우선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마다 사장 타입이 있고 전략가 타입이 있는 법이다. 자기 나름의 동기를 갖도록, 특히 동료의식을 갖도록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도쿄/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지난달 중순 도쿄 시부야의 사이버 에이전트 본사에서 만난 소야마 데쓰히토 인사본부장은 “사실은 사업하면서 가장 주저주저하다가 시기를 놓치는 것이 사업 철회의 타이밍인데 이 룰을 만들어본 게 시에이제이제이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 프로축구 리그를 닮았다. 일단 채택된 사업은 ‘J3’ 단계에 속하는데, 일정한 매출을 올려 승격기준을 만족하면 ‘J2’로 올라선다. 여기서 반년 이내에 크게 사업이 신장되지 않으면 철회 검토에 들어간다. ‘J1’이 되면 사업비를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된다. 소야마 본부장은 “보통 추진되던 사업이 실패하면 사람들마저 상처 입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룰을 정해놓고 나니 사업 실패를 사람 탓으로 돌리지 않게 됐다” 며 “오히려 철회 이야기가 나돌면 다른 부서에선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강하다’며 오히려 그 사업부 사람들을 스카웃하려고 경쟁한다”고 웃었다. 이런 사업들은 회사 상층부에서 시작될 때도 있지만 사원들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가 더 많다. 이 회사는 1년에 두 번 ‘지교쓰쿠’(사업만들기의 일본식 줄임말)라 하는 신규사업 계획 콘테스트를 연다. 다음해 봄 입사가 정해진 예비 사원들이 응모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사업계획서 심사를 통과한 5~10편이 임원들 앞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갖는다. ‘애드 플랜’이란 자회사를 이끌고 있는 가와무라 요시히로 사장은 세컨드라이프와 같은 프로그램 안의 광고메뉴를 개발하는 아이디어를 이 콘테스트에 내, 입사 3년째에 자회사 사장이 됐다. 24살의 여사장 모리나가 가미 또한 입사 2년차 때 자신이 디자인한 패션으로 꾸민 아바타가 대화를 나누는 ‘푸페걸스’ 사업부의 디렉터를 맡다가 올해 이 사업을 자회사로 독립시킨 경우다. ‘캬리차레’(캐리어 챌린지의 줄임말)라는 제도는 일종의 사내 이동공모제다. 1년에 두 번, 전 부서에서 필요한 직을 모집해 전사원에 빈자리를 공지한다. 같은 부서에 1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데, 양쪽의 희망을 조정해 지원자의 3분의 1정도가 이동된다고 한다. 사이버 에이전트는 이를 축구의 ‘자유계약선수 제도’에 비유했다. “각 부서나 사업국 내로 인사를 한정해버리면, 조직에서 갈등이 생길 때 퇴직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인재는 ‘모두의 것’이라는 발상에서 시작된 제도”라고 우에무라 쓰쿠미 홍보매니저는 설명했다. 사이버 에이전트 임직원의 평균연령은 28살. 남녀 비율은 5.5대 4.5로 거의 비슷하다. 여기에 젊은이들을 ‘발탁’하는 인사제도가 갖춰져 있으니 회사가 들썩들썩, 시끌시끌할 만하다. 이 회사의 블로그 서비스 이름은 ‘아메바’. 정해진 형태 없이 나날이 성장해가는 아메바와 같이, 한쪽에선 20대 사장들이 이끄는 자회사 몇 개가 만들어지는 동안 또 한쪽에선 없어지곤 한다. 3~5명 직원이 대부분인 자회사가 40개가 넘는다. 혹시 입사 동기가 사장으로 발탁되면 자극도 되지만 소외감을 느끼는 직원은 없을까? “우수 인재가 사장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에겐 우선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마다 사장 타입이 있고 전략가 타입이 있는 법이다. 자기 나름의 동기를 갖도록, 특히 동료의식을 갖도록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도쿄/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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