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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폴크스바겐 ‘해고없는 3만명 감원’ 노사합의 비결은 ‘노동이사제’

등록 2017-02-14 19:17수정 2017-02-15 08:52

‘경제민주화의 길’ 노동이사제
폴크스바겐·볼보 등 구조조정 과정
노동이사가 ‘고통분담’ 협력 이끌어
명퇴 유도·시간제 일자리 마련 앞장
국내 조선업계 수만명 감원과 대조
“2020년까지 총 3만개의 일자리를 감축한다. 이를 통해 매년 37억유로(약 4조5천억원)를 절약할 계획이다.”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 독일의 세계 1위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은 2016년 11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폴크스바겐의 감원 계획은 독일 내 일자리 2만1천개를 포함한 강도 높은 것이었다. 하지만 노조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노동자 대표기구인 사업장총협의회의 베른트 오스테를로 의장은 “노사가 강제 해고 없이 자연감소만으로 일자리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로 합의했다”며 “경영 위기에 처한 다른 회사들의 구조조정 계획과 비교할 때 엄청난 성공”이라고 화답했다.

독일 뒤셀도르프의 공기업인 라인반도 노사 협력에 의한 구조조정의 성공 사례다. 철도와 버스를 운영하는 라인반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인 요금 인하 요구에 대처할 수 있는 경쟁력 확보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회사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감독이사회의 노동자대표를 겸하는 하이코 괴벨 사업장협의회 의장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비용을 줄이라는 식의 요구에 따라 노사 협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노사는 폴크스바겐과 마찬가지로 ‘강제 해고 없는 구조조정’이라는 원칙에 합의했다. 대신 신규채용을 일시 중단하고 조기퇴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또 각종 수당을 하나로 묶으면서 수당 총액을 삭감했다. 신입사원 임금도 깎았다. 배차 간격 단축이나 운전자 휴식시간 축소 같은 효율성 제고 방안도 시행했다. 해고를 제외한 모든 구조조정 수단을 활용한 셈이다. 라인반은 이를 통해 요금 인하와 서비스 개선에 성공했다.

스웨덴 볼보자동차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자 35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노동자대표는 파업 대신 회사 회생에 힘을 보탰다. 최근 스웨덴 예테보리의 볼보 본사에서 만난 한나 파게르 인사부국장은 “노동이사들이 명예퇴직을 유도하고 시간제 일자리를 마련하는 데 앞장섰다”고 말했다. 회사도 정부와 합심해 해고자 생활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취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임시 직업안내소는 총 2635명의 전직을 지원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경영 상태가 나아진 볼보로 복귀했다.

유럽 기업들의 사례는 최악의 경영난에 처한 한국의 조선업계가 강제 해고를 포함한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 등 조선 3사는 구조조정을 통해 2015년 6조원에 달하던 영업적자가 2016년에는 1조원 영업흑자로 전환됐다. 하지만 그 사이 6천여명의 노동자들이 회사를 떠났고, 비정규직까지 포함하면 실제 감원은 수만명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노사는 정면충돌했고, 2016년에만 무려 51차례나 파업이 발생했다.

베를린 뒤셀도르프(독일)/곽정수 선임기자, 예테보리(스웨덴)/임인택 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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