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에스파가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첫 단독 콘서트 ‘싱크: 하이퍼 라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제공
“지켜봐 주실 거죠?”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의 막내 그룹 에스파가 지난 26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첫 단독 콘서트 ‘싱크: 하이퍼라인’에서 이렇게 얘기하자 팬덤인 마이(MY)는 “항상 마이(는 함께)할 거예요”라고 화답했다.
에스파는 주말인 25~26일 이틀간 콘서트를 열었다. 에스파의 첫 단독 콘서트여서 관심이 높았다. 소속사 경영권 분쟁 사태 속에서 열리는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이틀간 관객 1만명이 객석을 빼곡하게 채웠다.
어수선한 회사 상황에서도 공연장엔 막내를 응원하기 위해 에스엠 가수가 대거 찾았다. 동방신기 최강창민, 슈퍼주니어 이특·은혁, 소녀시대 태연, 샤이니 민호·키, 레드벨벳 슬기·웬디, 엔시티(NCT) 지성·해찬·런쥔 등이 마스크를 쓴 채 에스파 공연을 지켜봤다.
그룹 에스파가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첫 단독 콘서트 ‘싱크: 하이퍼 라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콘서트에서 에스파는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주는 무대를 꾸몄다. 현실과 가상을 오갔고, 에스파의 정체성인 아바타 멤버도 끊임없이 공연장에 등장했다.
에스파는 4명의 현실 멤버(카리나·윈터·지젤·닝닝)와 이들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가 포함된 8인조 그룹이다. 이날 콘서트에서도 무대 위 네 멤버와 함께 영상을 통해 네명의 아바타 멤버 아이(ae)가 함께 무대에 섰다.
공연 제목 ‘싱크: 하이퍼 라인’에 대해 닝닝은 “온라인은 에스파와 아이(아바타)가 만나는 세계, 오프라인은 에스파와 마이(에스파 팬덤)가 만나는 세계, 하이퍼라인은 에스파와 아이, 마이가 만나는 세계”라고 설명했다.
그룹 에스파가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첫 단독 콘서트 ‘싱크: 하이퍼 라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파 콘서트는 ‘걸스’로 시작했다. 무대 영상에서 윈터 아바타가 칼을 쥐는 순간, 무대에서 윈터는 전기 기타를 연주하면서 아바타와 현실이 만나 연결(싱크)됐다. 손에 피가 날 정도로 연습했다는 윈터는 “여러분도 기타 좋아하시죠? 연습 많이 해서 다른 모습들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도깨비불’ 무대에선 네명의 멤버가 공연을 펼치고 영상에서 아바타 멤버들도 함께 무대를 꾸몄다. 윈터는 “이게 되게 비싸다”며 “돈 열심히 벌어서 이 (아바타) 친구들 옷을 바꿔 입히는 날까지 잘하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룹 에스파가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첫 단독 콘서트 ‘싱크: 하이퍼 라인’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공연에서 에스파는 히트를 기록한 ‘블랙맘바’, ‘넥스트 레벨’, ‘새비지’를 포함해 미공개 신곡까지 25곡을 부르며 무대를 가득 채웠다.
솔로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윈터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입모양’을, 지젤은 ‘투 핫 포 유’로 강렬한 래핑을, 닝닝은 ‘웨이크 업’에서 아름다운 춤선을 선보였다.
인스타그램 라이브에서 살짝 보여준 ‘써스티’, ‘아임 언해피’, ‘돈트 블링크’, ‘핫 에어 벌룬’, ‘욜로’, ‘틸 위 미트 어게인’ 등 미공개 신곡도 이날 콘서트에서 선보였다. 이날 들려준 미공개 신곡은 모두 11곡이었다.
무대가 끝나자 이날 공연장에 모인 5000명의 팬은 “영원히 서로의 팬이 되어주자”라고 적힌 문구를 펼친 뒤 “늘 네 옆에 난 서 있을게”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 ‘포에버(약속)’를 합창하기도 했다.
그룹 에스파가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첫 단독 콘서트 ‘싱크: 하이퍼 라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 공연을 마친 에스파는 다음달 15일 오사카를 시작으로 일본에서 월드 투어 공연을 이어 간다. 카리나는 “덕분에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컴백해서 더 특별한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항상 성장하는 에스파, 더 멋진 에스파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에스엠 경영권 분쟁 탓에 이날 공연에서 에스파가 에스엠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관련한 얘기를 할지에도 관심이 쏠렸으나,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에스파는 애초 20일 새 앨범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컴백 일정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성수 에스엠 공동대표는 “이수만 전 총괄이 개인 프로젝트인 나무심기와 관련한 가사를 강요하면서 컴백이 무산됐다”고 폭로한 바 있다. 에스파는 이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고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고만 했다. 카리나는 “저희가 뱉은 말에 책임을 안 진 적이 없다”면서 “곧 컴백하는데 에스파의 활동을 기대해달라. 잘하면서 멋있는 에스파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