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수만 선생님’ 사라진 NCT·에스파 수상소감…SM 내부 뒤숭숭

등록 2023-02-20 15:48수정 2023-02-21 01:30

젊은 SM 가수들, 이수만 손절?…“SM 식구들 감사”
경영권 다툼 속 피해 보는 건 고스란히 아티스트 몫
SM “하이브 인수 반대…K팝 매출 66% 독과점 우려”
써클차트 뮤직어워드 2022에서 공연 중인 그룹 에스파. 써클차트 뮤직어워드 유튜브 갈무리
써클차트 뮤직어워드 2022에서 공연 중인 그룹 에스파. 써클차트 뮤직어워드 유튜브 갈무리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소속 그룹들의 수상 소감에서 ‘이수만 선생님’이라는 키워드가 줄줄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경영권 다툼 탓에 소속 가수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스엠 소속 그룹인 에스파와 엔시티는 지난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써클차트 뮤직 어워즈 2022’에서 각각 ‘올해의 가수상 디지털 음원’ 부문(7월)과 ‘올해의 가수상 피지컬 앨범’ 부문(1분기)에서 상을 받았다.

에스파는 수상 소감에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더라도 멋진 음악으로 돌아올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회사 식구분들과 언니·오빠들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엔시티 도영 역시 “엔시티가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된 것은 멤버들과 팬 여러분, 오래 같이 곁에서 함께해주는 형·누나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형·누나들만 있으면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했다.

에스엠 소속 가수들이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뒤 이수만 에스엠 전 총괄 프로듀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도영이 활동하는 그룹 엔시티127은 지난해 서울가요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뒤 “이수만 선생님을 비롯해 에스엠 모든 식구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에스파도 2021년 멜론뮤직어워드에서 ‘올해의 레코드상’ 수상 소감에서 “<새비지>란 멋진 앨범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신 이수만 선생님께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했다.

써클차트 뮤직어워드 2022에서 수상소감 말하는 엔시티 도영. 써클차트 뮤직어워드 유튜브 갈무리
써클차트 뮤직어워드 2022에서 수상소감 말하는 엔시티 도영. 써클차트 뮤직어워드 유튜브 갈무리

그동안 에스엠 가수들은 상을 받을 때마다 “이수만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며 ‘이수만’과 ‘선생님’이란 키워드를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하이브로 지분을 대부분 넘긴 뒤 이런 말들은 사라졌다. 반면 회사 식구를 비롯해 언니·오빠나 형·누나 같은 에스엠 스태프를 향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해석은 엇갈린다. 먼저 젊은 가수와 직원 중심으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손절’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에스엠 평직원 208명은 17일 협의체를 꾸려 “하이브의 적대적 인수&합병(M&A)과 편법적 이사회 진입 시도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수만은 에스엠을 버리고 도망쳤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우리는 (에스엠 신사옥이 있는) 서울숲에 남아 에스엠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해석은 에스엠 사태에 따른 잡음을 의식해 발언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영권 전쟁이 폭로전으로 번지며 진흙탕 싸움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라는 얘기다.

에스엠 경영권 다툼과 이어지는 폭로전은 고스란히 소속 가수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있는 모양새다. 그룹 샤이니 멤버 키는 13일 정규 2집 리패키지 음반 발매를 기념해 온라인에서 생방송을 하다 “누구보다 공연하고 싶은데 어디에 이야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회사가 지금 뒤숭숭하다”고 했다.

그룹 레드벨벳 멤버 슬기는 같은 날 연 팬 미팅에서 그룹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 안무를 춰달라는 팬 요청에 춤 일부를 보여준 뒤 “아시죠? 곤란한 일은 절대 안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라고 말을 흐렸다. 뉴진스 소속사 하이브가 에스엠 대주주가 된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으려는 말로 들린다.

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은 17일 영화 <부당거래> 한 장면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검사 역을 맡은 배우 류승범이 골프장에서 괴한에게 습격받은 재력가를 보며 “다들 열심히들 산다”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부당거래는 검사와 경찰의 비리와 스폰서로 얼룩진 사회를 그린 범죄 스릴러 작품이다. 태연은 별다른 글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경영권 다툼이 일어난 에스엠 내부 분위기를 바라보는 심경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에스파 컴백이 연기된 이유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나무심기’ 프로젝트 지시가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앞서 이성수 에스엠 공동대표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과 맞물린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위해 에스파의 신곡에도 세계관에 맞지 않는 가사를 넣으려고 해 컴백 일정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에스엠 내부가 뒤숭숭한 탓에 이들의 컴백이 다시 늦춰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장철혁 에스엠 시에프오(CFO). 에스엠 공식 유튜브 갈무리
장철혁 에스엠 시에프오(CFO). 에스엠 공식 유튜브 갈무리

한편 에스엠은 20일 공시한 ‘공개매수 의견표명서’에서 “하이브의 적대적 엠엔에이를 반대한다”며 “(하이브가) 경영권을 확보할 음원 및 콘텐츠 제작에서 당사 소속 아티스트는 후순위로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에스엠은 후속 보도자료에서 “메이저 가수는 월요일 혹은 금요일에 앨범을 발매하기에 신곡 발표 가능일은 연 100회 수준으로 제한돼 있는데, 이미 하이브 소속 가수만으로 포화상태”라고 설명했다.

장철혁 에스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이날 오전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에스엠과 하이브가 합쳐지면 전체 케이팝 시장 매출의 66%가량을 차지하는 독과점 지위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에스엠과 하이브의 음반·음원 수익을 더하면 시장 전체의 70%, 공연 수익을 더하면 89%에 이르러 케이팝 시장의 다양성을 저해한다는 얘기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구준엽 아내 서희원 숨져…향년 48 1.

구준엽 아내 서희원 숨져…향년 48

일본서 경매될 뻔한 경복궁 선원전 편액, 108년 만에 귀환 2.

일본서 경매될 뻔한 경복궁 선원전 편액, 108년 만에 귀환

조성진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 5위…서울은 가장 뜨거운 음악도시 3.

조성진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 5위…서울은 가장 뜨거운 음악도시

‘오징어 게임2’ 배우 이주실 별세…위암 투병 석달 만에 4.

‘오징어 게임2’ 배우 이주실 별세…위암 투병 석달 만에

제30회 ‘한겨레문학상’ 공모 5.

제30회 ‘한겨레문학상’ 공모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