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역사>
지금의 행복이 영원하다고 믿지마
<행복의 역사>
행복을 갈망하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행복인가? 지은이는 행복을 고정된 추상적 개념이 아닌,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변화를 겪으며 재구성되어 온 시대적 패러다임으로 본다. 역사와 예술, 철학 속을 유영하며 다양한 염원이 반영되고 시대적으로 ‘조장’돼온 행복의 변화를 짚어나간다.
폴리스를 이룬 그리스인은 행복을 ‘철학’이라는 지적 활동의 결과물로 여겼다. 중세의 행복은 신에게 존재 자체를 일임한 인간들이 홀가분하게 웃음 짓고 축제를 벌이는 데서 나왔다. 그러나 ‘자아를 추구하는 시기’를 맞은 근대 인간들은 신을 떠나보낸 빈 공간을 예술로 채웠다. 현대의 행복은 자본의 신용체계를 따라가는 하나의 산업이 되어버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행복은 젊음, 건강, 성을 향유하는 행위로 축소되고 있다. 절망하지 말라. 행복이 역사적으로 재구성된다면 돈과 기술에 갇힌 현대인들의 행복 또한 영원불변이 아니다. 유토피아는 만들어가는 것이고, 변화의 가능성은 자라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행복을 얻으려면, 자기만의 공간을 찾고 고유한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타인을 배려하면서 주체적인 관계를 맺는 ‘개종’이 필요하다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미셸 포쉐 지음·조재룡 옮김/열린터·1만3500원.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기득권에 복무한 20세기 독일 역사
<무기가 된 역사-독일사로 읽는 역사전쟁>
역사가와 역사 기술이 어떻게 진실을 배반하고 기득권 세력에 복무하는지를 지난 100년 독일 역사를 통해 살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은 과거와 도덕적 단절을 이루지 못했다. 개전에 책임이 있는 사회민주당의 노선 탓도 컸지만, “거의 모든 역사가들도 전쟁책임 거부를 의무로” 여겼다. 이런 과거 극복의 실패는 베르사유 평화협상이 부당한 재판이었다는 역사해석으로 이어졌다. 히틀러 시절 역사가들은 대부분 ‘외압’이 아니라 ‘소신’에 따라 나치에 협력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히틀러의 ‘국가사회주의’는 “그들이 오랫동안 고대했던 국가적·사회적 단결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었다. ‘질서’는 당시 독일 역사가들을 들뜨게 한 핵심 개념으로, 독일제국은 이제 다시 장기간에 걸쳐 유럽의 질서를 규정해야 할 국가였다.
1950년대 말까지 서독에서 홀로코스트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역사학계가 연구하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서독이 국가사회주의를 비판하는 역사교육을 강화한 1960년대 중반 이후에도, 보수적 역사학계를 중심으로 ‘민족적 정체성’ 논란이 줄곧 제기됐다. 저자는 “역사로부터의 의무가 종식되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이 계속되는 것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에드가 볼프룸 지음·이병련 김승렬 옮김/역사비평사·1만3000원.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떼쓰고 배째기’ 그만! 이제 협상하라 <분쟁과 협상>
아무리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지만, 하루를 돌아보면 일상은 끊임없는 갈등의 연속이다. 잠 못들게 하는 옆집 여자의 기타 소리, 꼭 콩나물 해장국을 먹고 싶은데, 굳이 스파게티가 ‘땡긴다’는 얄미운 후배와 벌이는 신경전도 가끔 ‘나를 미치게 하는’ 요인이다. 이런 소소한 분쟁뿐이랴. 국익을 앞세우며 온갖 에프티에이(FTA)에 매진하시는 ‘높은 분’들도 괴로우실 터이고, 거리를 가득 메운 시위인파도 해결되지 않는 분노를 가슴에 담고 있다.
〈분쟁과 협상〉은 “평화와 안정 속에서 번영을 갈구하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다. 지은이는 87년 민주항쟁 이후 20년을 ‘분쟁의 시대’로 규정한다. 그만큼 분쟁의 발생 건수가 많아지고 동시에 거칠어져 왔기 때문이다. 분쟁을 발생시키는 이슈 역시 경제·사회·정치·이념의 문제까지 확대돼 있다. 지은이는 한국의 왜곡된 분쟁해결 문화에 주목한다. ‘떼’를 쓰거나 ‘빽’을 쓰거나 이도저도 안 되면 ‘배째라’로 드러눕는 잘못된 관행 탓에 문제가 해결된 뒤에도 찜찜한 뒤끝을 남긴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한국적 상황’에 주목하면서, 협상의 원리와 방법을 풍부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또 분쟁의 시작과 진행과 끝을 거시적으로 바라본 뒤에, 협상의 기획과 준비, 대화법 등 미시적인 해답도 함께 내놓는다. 김태기 지음/경문사·2만4000원.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무기가 된 역사-독일사로 읽는 역사전쟁>
1950년대 말까지 서독에서 홀로코스트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역사학계가 연구하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서독이 국가사회주의를 비판하는 역사교육을 강화한 1960년대 중반 이후에도, 보수적 역사학계를 중심으로 ‘민족적 정체성’ 논란이 줄곧 제기됐다. 저자는 “역사로부터의 의무가 종식되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이 계속되는 것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에드가 볼프룸 지음·이병련 김승렬 옮김/역사비평사·1만3000원.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떼쓰고 배째기’ 그만! 이제 협상하라 <분쟁과 협상>
〈분쟁과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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