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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잠깐독서

등록 2007-05-18 16:55수정 2007-05-18 20:58

<앤디 워홀의 철학> 앤디 워홀 지음. 김정신 옮김. 미메시스 펴냄. 1만5000원
<앤디 워홀의 철학> 앤디 워홀 지음. 김정신 옮김. 미메시스 펴냄. 1만5000원
팝아트 거장의 단상 ‘뜨려면 튀어 보여라’
<앤디 워홀의 철학> 앤디 워홀 지음. 김정신 옮김. 미메시스 펴냄. 1만5000원

“때로 어떤 사물이 단지 그것이 주변에 있는 것과 다르다는 사실 때문에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88쪽)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자전적 에세이 <앤디 워홀의 철학>(미메시스). 그는 녹음기와 결혼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41쪽) 녹음하기를 즐겼다. 대화하면서 어느 순간 자신의 모습을 녹음기에 박제시켰다. 철학은 무슨 철학? 녹음을 풀어 주제 별로 정리한 것이다. A-B 대화형식을 통해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거나, 콜라를 마시고 던져둔 빈캔을 정리한 듯 단상들을 모아 엮었다. 그답다.

그가 상업디자이너가 된 사연. 포트폴리오를 들고 하루종일 일거리를 찾아다니던 어느 날 <하퍼스 바자>의 편집장 사무실, 포트폴리오 지퍼를 열자 바퀴벌레가 기어나와 테이블 아래 다리 밑으로 기어갔다. 당시의 편집장은 여성 카멜 스노. 그가 너무나 안 됐던지 일거리를 하나 주었다. 거기서 건진 개똥철학. “무언가를 소망하기를 멈추는 순간 당신은 그것을 갖게 된다. 나는 이 명제가 절대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37쪽)

곳곳에 널린 비밀 가운데 “나는 맞지않는 공간에 맞는 인간으로, 맞는 공간에 안 맞는 인간으로 있다가 떴다”(182쪽)는 말이 압권. 그의 작품에 담긴 비밀이기도 하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19세기 동아시아의 패러다임 변환과 제국 일본> 강상규 지음. 논형 펴냄. 1만4000원
<19세기 동아시아의 패러다임 변환과 제국 일본> 강상규 지음. 논형 펴냄. 1만4000원
‘메이지 일본’ 왜 침략으로 내달렸나
<19세기 동아시아의 패러다임 변환과 제국 일본>강상규 지음. 논형 펴냄. 1만4000원

중국에 대한 주변국들의 조공관계를 중심으로 한 중화세계체제, 중국 중심의 세계체제, ‘천하질서’가 19세기에 무너지고 새로운 체제가 태동했다. ‘동아시아 패러다임의 변환’이다. 그 변환은 내부보다는 외부 충격으로 촉발됐으며 1840년의 아편전쟁 발발은 그 신호탄이었다. <19세기 동아시아의 패러다임 전환과 제국 일본>(논형)은 이후 전개된 새로운 패러다임인 서구적 주권국가간 관계, 즉 근대 국제체제하에서 적응에 성공했다는 일본은 왜 주권국가의 틀을 넘어 침략주의 제국으로 질주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예컨대 “1930년대 일본의 군국주의체제가 메이지 이후 일본이 걸어온 근대의 궤적으로부터의 일탈이냐, 아니면 메이지 입헌체제의 필연적인 귀결이냐”와 같은 문제. 일탈이라면 근현대 동아시아 비극의 원죄는 메이지유신이 아닌 다른 데서 찾아야 한다. 이는 군국일본의 행태를 일탈로 규정하면서 메이지로 회귀하려는 패전 이후 일본 우익정권들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문제와도 직결된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식의 문제제기가 작위적이며 이분법적이라고 배척하면서 “메이지시기를 전후해 형성되었던 배척과 수용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 일본 정체성의 설정작업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국수적이고 침략적인 성격으로 나아갔는가”로 바꿔묻도록 주문한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등대-제국의 불빛에서 근대의 풍경으로> 주강현 지음. 생각의 나무 펴냄. 2만7000원.
<등대-제국의 불빛에서 근대의 풍경으로> 주강현 지음. 생각의 나무 펴냄. 2만7000원.
등대가 비추는 근대 100년의 시공간
<등대-제국의 불빛에서 근대의 풍경으로>
주강현 지음. 생각의 나무 펴냄. 2만7000원.

‘한평생 묵묵히 등대를 지켜온 항로표지원들에게 바칩니다.’ 책의 첫 장에 밝힌 헌사다. 서문에서는 “등대를 낭만의 전유물로 인정해온 문약이나 문학소녀 같은 취향 혹은 편향에 전면 동의할 수 없다. 등대는 예나 지금이나 엄연히 ‘관공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는 곳곳에서 ‘등대지기라고 부르지 말라’고 당부한다. 상식과 편견을 넘어 ‘인문의 등대학’을 주창한 책의 주제를 상징하는 대목들이다.

이미 <관해기> 3부작을 통해 전인미답의 한국 해양문화사 개척에 나선 지은이는 이번엔 전국 40개 ‘등대’를 지표삼아 사진과 함께 찾아가 보는 공간여행과 근대 백년사 속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을 동시에 이끈다. ‘20세기 초반은 제국의 시대였고 등대의 시대이기도 했다’는 말마따나 1903년 인청 앞바다의 팔미도, 월미도, 백암, 북장사서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등대들이 1910년대에 완성됐다. 책은 해운대 엑스포 등대와 같은 21세기 조형 등대까지 지난 1세기를 580쪽에 살뜰하게 증언하고 있다.

또 과학, 건축학, 조류학, 해양토목학, 문학, 관광과 해양문화…무한한 콘텐츠의 광맥으로 ‘등대’를 재발견해낸 지은이는 “그 첫 단추에 불과하다”며 조만간 <등대의 문화사>와 <우리 아이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한국의 등대들>까지 3부작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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