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9시33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도 5호선 쌀재터널 부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왕복 4차로 도로가 통제됐다. 창원소방본부 제공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9시20분께 경상남도 통영 해안으로 상륙한 가운데, 경남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대응으로는 가장 높은 3단계를 가동하고 있다. 경남에는 시간당 20~30㎜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으나, 오전 10시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경남은 이날 오후 태풍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경남 재난안전대책본부는 9일 저녁 6시부터 비상대응으로는 가장 높은 3단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춰 지난 9일 어선 1만3589척이 안전한 항·포구로 대피하거나 뭍으로 끌어올려졌다. 침수와 산사태 등에 대비해 2214가구 주민 3013명도 사전대피했다. 양식장 234곳에 고용된 이주노동자 300명도 대피했다. 지하차도 25곳, 둔치주차장 22곳, 하천변 도로 345곳 등 침수 우려지역 519곳의 출입이 통제됐다. 지리산, 가야산, 덕유산 등 경남 5개 국립공원의 81개 모든 탐방로도 통제됐다. 해수욕장 26곳도 모두 폐쇄됐다. 노량대교, 사천대교, 통영대교, 남해대교, 거가대교, 마창대교 등 해상교량 17곳의 차량통행이 10일 새벽 0시 통제됐다. 진주~서울 등 열차 운행도 중지됐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10일 새벽 5시 첫차부터 운행중지됐다. 창원시는 아침 7시20분부터 창원시내 지하차도 20곳 모두의 차량통행을 통제하고, 오전 9시 읍면지역 시내버스 운행도 중단했다. 부산과 창원을 연결하는 불모산터널 구간 민자도로도 오전 8시30분부터 통제됐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 경남 곳곳에선 집이 무너지고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오전 9시5분께 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항에 대피해 있던 2t급 연안복합어선 ㄱ호가 침몰했다. 당시 ㄱ호에는 선원이 타고 있지 않아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오전 9시33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도 5호선 쌀재터널 부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왕복 4차로 도로가 통제됐다. 그러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남도교육청은 10일 하루 동안 경남도내 모든 유치원과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원격수업을 하도록 했다.
기상청은 이날 “태풍 카눈이 오전 9시20분께 거제 부근으로 상륙해서 시속 34㎞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태풍 강도는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강에서 중으로 약화됐으나, 반지름 330㎞의 대형 태풍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전역과 남해안 모든 바다는 10일 새벽부터 태풍 경보가 발령된 상태이다. 오전 10시 현재 경남 전역에는 시간당 20~30㎜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거제 252.7㎜, 양산 238.4㎜, 창원 218.0㎜ 등 9일부터 10일 오전 9시까지 경남 전체 평균 강수량은 161㎜를 기록했다. 통영 33.3m, 거제 29.9m를 기록하는 등 경남 전역에서 바람도 최대순간풍속 초속 25m로 강하게 불고 있다. 바다에는 최고 6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태풍은 의령, 합천, 거창을 거쳐 10일 오후 경남을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기상청은 “10일 하루 동안 경남에는 100~200㎜의 비가 더 내리고, 남해안과 서부내륙 등 일부 지역에는 4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폭우가 내릴 때는 지하 시설물에 절대 들어가지 말고, 행정기관이 대피할 것을 요청하면 불편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도민들에게 당부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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