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4·3평화재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5·18 민주화운동 등재 계기로 2017년부터 본격 추진
“국가폭력과 그 이후의 과거사 해결 방법 선도적 사례”
5·18 민주화운동 등재 계기로 2017년부터 본격 추진
“국가폭력과 그 이후의 과거사 해결 방법 선도적 사례”
제주4·3평화재단이 2021년 상반기 ‘기록이 된 흔적’이라는 주제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사전 준비로 연 ‘기록이 된 흔적’ 전시회에 공개한 4·3위원회의 ‘4·3희생자 심의·결정 요청서’. 허호준 기자
2021년 제주4·3평화재단이 마련한 전시회에서 선보인, 1만4000여명에 이르는 4·3 희생자 심의·결정 요청서. 허호준 기자
제주4·3평화재단이 2021년 상반기 연 4·3 기록물 전시회. 허호준 기자
지난 2월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4·3 유족과 각계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4·3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제주도 제공
4·3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어떤 절차 밟나
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과정은 까다롭다. 우선 우리나라 문화재청의 심사에서 통과돼야 한다. 국가마다 2건 이내로만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등재 결정은 격년으로 홀수 해에 이뤄진다.
제주도는 제주4·3평화재단과 함께 등재 필요성이 제기된 지 10여년 만에 준비를 끝내고 지난 2월27일 문화재청에 등재 신청서를 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희망하는 기관·단체는 여럿이다. 녹록지 않은 예선을 거쳐야 한다.
산림녹화 기록물(산림청), 태안 기름유출 피해 극복 기록물(충남), 유생 1만명의 상소문인 만인소(경북 안동시), 3·1운동 기록물(3·1운동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재단) 등이 등재를 추진하고 있어 예선 문턱을 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재청은 심사를 거쳐 이달 안에 2건의 후보 기록물을 선정해 내년 3월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유네스코는 기록물이 정확한 자료임을 보여주는 ‘진정성’과 기록물의 ‘완전성’, 세계사에서 차지하는 가치와 의미를 보여주는 ‘중요성’과 ‘독창성’ 또는 ‘희귀성’, 기록물의 보존 상태 등을 등재 기준으로 삼아 심사한다.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발표는 2025년 하반기에 예정됐다.
제주4·3 희생자 1만4660명 가운데 생존 희생자는 116명에 지나지 않는다. 제주도는 희생자들이 한명이라도 더 생존해 있을 때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청 누리집의 ‘4·3 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세계기록유산 등재 온라인 응원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김창범 제주4·3유족회장은 “75년이 지난 지금 다시 4·3 흔들기가 지속돼 유족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다시는 이 땅에 반목과 갈등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고, 화해와 상생의 역사로 세계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4·3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양정심 제주4·3평화재단 조사연구실장은 “4·3 기록물을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올리는 것은 한국 현대사에서 4·3의 의미와 가치를 복원하는 일”이라며 “4·3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기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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