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남의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ㄱ씨가 지난 3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동거남의 9살 아들을 7시간 동안 여행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40대 여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충남지방경찰청은 동거남의 아들을 여행 가방에 가두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붙잡은 ㄱ(43)씨와 수사 기록 등을 10일 대전지검 천안지청에 송치했다. 검찰은 아동 학대 전담 검사로 수사팀을 꾸려 진상 규명에 나섰다.
경찰은 ㄱ씨에게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의 아동학대 치사·상습폭행,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했다. 박상복 충남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장은 “지난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한 ㄴ군의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 살인죄를 적용하기 쉽지 않다. 일단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송치한 뒤 살인죄 적용은 검찰 조사 단계에서 더 검토하기로 검찰과 협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ㄱ씨가 ㄴ군을 가방에 가두기 전에도 상습적으로 학대한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4일 숨진 ㄴ군은 한달 전인 지난달 5일 어린이날에도 ㄱ씨의 폭행으로 머리가 찢어져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때 손에 멍든 자국이 함께 발견됐고, 병원은 아동 학대를 의심해 ㄱ씨와 ㄴ군의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아동보호전문기관이 ㄴ군을 만났을 때 멍 자국은 아문 상태였으나 지난 1일 병원에 실려 왔을 때 ㄴ군의 손·발·어깨·허벅지·엉덩이 등 온몸에서 멍과 긁힌 자국이 발견됐다. 박 계장은 “숨진 ㄴ군의 몸에 남은 멍과 상처 등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한달 전 경찰 조사가 시작된 뒤에도 ㄱ씨가 ㄴ군을 여러 차례 때리는 등 지속해서 학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ㄴ군의 아버지는 공범으로 입건되지 않았다. 박 계장은 “ㄴ군 아버지는 여전히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다. ㄴ군 아버지를 ㄱ씨 사건의 공범으로 볼 정황이 부족했다. 아버지를 아동학대 등 혐의로 입건할지는 앞으로 별도로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ㄱ씨를 넘겨 받은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이 사건을 여성·강력범죄 전담부(이춘 부장검사)에 맡기고, 아동학대 전담 검사로 수사팀을 꾸렸다. 검찰 관계자는 “철저하게 조사해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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