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도지사 당선자가 23일 오후 강원도 춘천의 강원도청 통상상담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인터뷰 하고 있다. 강원도청 제공
시도지사 당선자 인터뷰
강원 최문순
강원 최문순
새누리쪽과도 타협해 추진할 것 여성적 가치 행정에 적극 구현하려
정무부지사 여성으로 택해 대선 도전? 내가 뭐… -세월호 참사로 우리 사회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세월호 이후 한국 사회가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보나? “세월호 사고 이후에 진행되는 상황들을 보면 국가안전처를 만드느냐, 소방방재청을 어디에 두느냐, 이런 논의로 흘러가고 있다. 그렇다고 세월호가 드러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 ‘현장’에 답이 있다. 가령 중앙정부와 국회에서 예산 배분하는 거, 대부분 로비로 하는 거다. 나도 예산 따려고 분주히 돌아다녔고, 돈 많이 따오면 일 잘한다고 한다. 하지만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나. 나는 엉뚱한 사업 하느니 차라리 필요한 사람들에게 현찰로 나눠주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일은 무엇이라고 보나? “대통령은 세월호의 메시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문제는 시스템이 ‘귀족화’ 됐다는 것이다. 대통령 본인이 바닥으로, 현장으로 내려가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아마도 이런 걸 깨닫지 못하실 거다. 그렇다고 밑의 사람들이 그걸 잘 살펴서 정책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새정치연합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당명 바꾸고, (안철수 공동대표 쪽 세력과 옛 민주당 세력이) 5대5로 지분 나누고 그런 거는 본질이 아니다. 정치는 결국 콘텐츠와 자세, 태도가 중요한 거 아닌가. 현장, 구체적인 삶의 문제, 이런 걸 챙기는 게 진보 아닌가. ”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도 ‘구체적인 삶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게 새정치’라고 말한다. “그걸 사람들은 중도주의라고 이름 붙인다. 중도냐, 진보냐 이런 이름 붙이는 건 허망한 일이다. (지난 대선 때) 경제민주화 같은 진보의 가치를 새누리당에 다 빼앗겨버렸다. 진보적 가치 다 빼앗기고 난 뒤 중도로 가자고 하는데, 중도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보여줘야 하지 않나. 지금 새정치연합엔 파란색(상징색)과 김한길·안철수 두 사람말곤 남은 게 없어 보인다.” -야권에서 대권주자로 오르내리는 사람들, 안철수 공동대표, 문재인 의원,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지금같은 구조에선 잘해나갈 수 없다. 박 대통령보다 조금 더 나을 순 있더라도 근본적 차이는 없을 거다. 우리나라가 처한 위기는 개인 힘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 이제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본다. 1987년 체제가 최소한의 민주주의에 합의하는 시스템이었다면, 제7공화국은 통일과 권력의 분산, 지역갈등 해소, 소선거구제 개정, 복지 철학을 담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새로 짤 때가 됐다. 다음 대통령은 개헌을 약속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권주자로 별로 거론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다른 광역단체장들보다도 훨씬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강원도 출신이 머 대권 후보가 될 수 있겠나’하는 생각 아닐까?”(웃음) -2011년 보궐선거 때는 재선 안하겠다고 했는데? “본래 언론사 정년이 58살이다. 지금 내가 딱 58살이다. 그래서 재보궐 때는 더 하면 힘들 거 같아서 재선 도전 안하겠다고 했었지.”(웃음) -그럼 3선 도전하나? 대권엔 도전 안하나? “에구에구, 내가 뭐….(웃음) 주변 사람들이 그러는데 ‘자꾸 안한다, 안한다’ 그러지 말라 하더라. 그럼 조직 장악이 안된다고. 그래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끝나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말하고 있다.” -국회의원과 도지사의 일 비교해보면 어떤가? “국회의원은 견제하는 게 일이니까 책임에선 좀 자유롭지. 도지사는 엄청 중압감이 심한 자리다. 그러나 실제로 정책이 구현되는 걸 보면 보람이 있다. 나는 아무래도 공무원 출신보다 생각이 자유롭다. 법과 규정만 갖곤 뭘 할 수 없단 걸 잘 안다.” 춘천/성한용 선임기자,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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