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지난 25일 강원도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지방선거 결과와 무상교육 정책, 인사 원칙, 강원교육의 청사진 등을 밝히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제공
인터뷰 I 민병희 강원교육감 당선자
즐거운 공부·좋은 환경·꿈 키우는
선진·희망교육 해야 큰 보폭 가능
무상급식·고교평준화 등 1기 성과
진보정책들 잘 자리잡도록 역점
협력교사 배치 한교실서 맞춤교육
인사땐 학생·교직원 등 평가 반영
즐거운 공부·좋은 환경·꿈 키우는
선진·희망교육 해야 큰 보폭 가능
무상급식·고교평준화 등 1기 성과
진보정책들 잘 자리잡도록 역점
협력교사 배치 한교실서 맞춤교육
인사땐 학생·교직원 등 평가 반영
“4년 동안 땅에 심어놓았지만, 아직 뿌리가 튼튼하지 않은 진보 정책들이 잘 자리잡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
민병희(61) 강원도교육감은 씨앗을 뿌리는 것 못지않게 튼실하게 자리잡게 하는 것이 진보라고 했다. 2·3·6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장을 지낸 그는 재선에 성공하면서 진보 교육감의 좌장 격이 됐다. 고교 평준화, 무상급식 등의 교육 변화를 주도했고 성과까지 낸 터라 다른 진보 교육감들도 민 교육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25일 강원도교육청 교육감실에서 그를 만났다.
-진보 교육감 2기를 맞았다.
“이번 선거 결과는 안정 속 변화, 중단 없는 발전을 해나가라는 도민들의 명령이다. 또 지난 4년, 흔들림 없이 추진했던 친환경 무상급식, 고교 평준화, 작은 학교 살리기 등을 지켜가야 한다는 강한 열망이다. 학부모·교사 등은 강원교육에 활기가 넘치고 권위의 무거운 옷을 벗었다고 말한다. 그동안 정치가 교육을 선도했다면 이제는 교육이 정치를 선도해야 한다는 것을, 한국 사회가 새로운 전환점에 서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줬다.”
-교육감 직선제 폐지 얘기가 나온다.
“교육감 직선제는 여야가 합의해 도입했다. 교육의 과도한 중앙집권을 막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한 조처다.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많이 당선되자 바로 직선제 폐지 운운하는 것은 교육을 권력자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교육감 직접선거 폐지 주장은 민주주의 발달 역사와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게다가 국민이 선거를 통해 정치와 행정을 통제하는 ‘국민주권, 국민통제’의 기본 정신과도 거리가 멀다.”
-학교인권조례와 무상교복, 고교 무상급식 등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무상교복 사업은 조례안이 도의회에서 부결되면서 추진을 못했다. 도의회의 상황 등을 검토한 뒤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겠다. 학교인권조례도 도의회에서 계류 결정이 났다. 도의회가 재상정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방안이 없다. 현재로선 학교인권조례를 제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권친화적인 학교 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앞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학교 문화를 이루겠다.”
-강원교총이 탕평인사를 주문했다. 인사의 원칙은?
“그동안 능력과 청렴성이 바탕이 된 분, 교육현장이 수긍하는 분이 우대받는 인사를 했다. 그동안 역점을 둔 것이 ‘바닥검증’이었다. 학생과 교직원들로부터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꼼꼼히 살폈다. 앞으로도 이 부분에 역점을 두겠다.”
-보수와 진보 모두를 위한 교육의 복안은?
“갈라진 표심을 하나로 모으겠다. 교육에는 보수와 진보, 여와 야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가치를 담고 있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중요하다. 도민들은 정책 안에 교육적 가치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 보수·진보적 성향을 떠나 지지하리라 믿는다. 앞으로 더 많이 소통하고 더 많은 말씀을 가슴에 담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생각이 다른 이들의 말씀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
-‘교육선진국’을 내세웠다. 무슨 뜻인가?
“교육선진국이란 말이 너무 거창하다고 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교육담론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즐거운 공부를 위한 ‘수업복지’ △최고의 교육환경을 위한 ‘시설복지’ △저마다의 꿈을 키워가는 ‘진로복지’ 등 세 영역으로 추진하려 한다. 또 전교조와 비전교조로 나누려고 하거나 진보와 보수로 구분하는 것에 대해 이제는 선진교육 대 후진교육, 희망교육 대 절망교육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우리 교육이 큰 보폭으로 나아갈 수 있다.”
-협력교사를 배치해 수준별 교육을 하겠다고 했다. 보수 쪽의 수준별 학습과 뭐가 다른가?
“보수 쪽의 수준별 수업은 학생들을 구분하는 우열반 편성의 다른 말일 뿐이다. 협력교사를 통한 수준별 교육은 배우는 속도가 다른 아이들을 위해 개별적으로 학습 도움을 줘 수업시간에 맞춤형 지도를 하겠다는 ‘따로 또 같이’ 수업 모형이다. 교실에 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교육 전공 선생님과 비장애 학생을 위한 선생님이 함께 들어가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하는 통합교육을 연상하면 쉽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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