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비실비실!” 많이 들어본 말입니다. 독자들이라면 그럴 겁니다. 김준수를 아십니까? 연재만화 ‘좀비의 시간’(13면) 주인공입니다. 친구 오달수는 준수를 ‘비실비실’이라 놀립니다. 지금 준수와 달수는 경찰에 쫓기는 신세지요. 준수가 좀비에게 물렸기 때문입니다. 기자들도 가끔 비실비실거립니다. 정신을 못...
요즘 나는 ‘피고’다. 어느 높으신 언론인께서 소송을 거시었다. 덕분에 10개월째 법정을 들락거린다. 재판날, 내 순서를 기다릴 땐 방청석에 앉아 다른 재판을 구경한다. 강도·절도·사기·성추행·명예훼손 …. 세상은 넓고 사건은 많다. 피고인에 대한 변호사의 반대신문을 듣고 있으면 사건 개요가 머리에 쏙쏙 들어온...
태극기가 자랑스러운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저 그렇습니다. 디자인이 너무 난해한 듯도 합니다. 겨레의 혼이 담겼다는데, 혼이 머리에 쏙 들어오지 않습니다. 태극기 자랑스러워해야 합니다. 자랑스럽다고 달달 외웠는데 말입니다.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서 오랫동안 쇼를 했습니다. ‘충성다...
‘칼’ 하면 ‘친구’가 기억납니다. 다정한 친구 얼굴이 아니라 장동건의 창백한 얼굴이 떠오릅니다. 칼이 밥도 아닌데 배부른 인사를 하다니요. 묵긴 뭘 많이 묵었단 말입니까. 흥행영화의 폐해라 우기고 싶습니다. 칼은 정말 친구입니다. 요리의 친구입니다. 처음 기획할 때 칼은 ‘요리의 친구들’이라는 조그만 ...
“앗, 이거 잘못 나왔다!” 누군가 깜짝 놀라 외칩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습니다. 무슨 실수기에 …. 신문이건 잡지건, 막 인쇄돼 나온 ‘물건’을 살펴볼 땐 언제나 간이 콩알만해집니다. 지난주에도 그랬습니다. 첫호가 나온 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뒤적거렸습니다. 다행히도 누군가의 외침은 착각이었습니다. 1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