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법원에 놀러 가기

등록 2007-07-04 16:35수정 2007-07-05 13:45

[매거진 Esc] 문득 생각난…
요즘 나는 ‘피고’다. 어느 높으신 언론인께서 소송을 거시었다. 덕분에 10개월째 법정을 들락거린다. 재판날, 내 순서를 기다릴 땐 방청석에 앉아 다른 재판을 구경한다. 강도·절도·사기·성추행·명예훼손 …. 세상은 넓고 사건은 많다.

피고인에 대한 변호사의 반대신문을 듣고 있으면 사건 개요가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요점 정리가 잘 되어서다. 쓴웃음을 짓게 하는 내용들이 많다. “피고인은 그날 고향 친구들을 만난 반가움에 평소 주량의 2배가 되는 소주 3병을 마시었죠?” “네.” “그리고 2차에서 생맥주 3000cc를 또 마시었죠?” “네.” “피고인은 그 뒤의 상황을 전혀 기억 못하고 있죠? “네.” 불법주거침입 어쩌구 범죄 사실이 한참 이어진 뒤 …. “피고인은 마음속 깊이 반성하고 있죠?” “네.” “피고인은 그 사건 이후 술을 한 방울도 입을 안 대고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죠?” “네.”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전직 정치인의 횡설수설을 듣기도 한다. “(방청석에 앉은 피해 여성을 손가락질하며) 저런 여자는 돈을 줘도 안 건드립니다. 안 그렇습니까 판사님?” 운이 좋을 땐 분쟁에 휩싸인 대중문화 스타도 만난다.

죽도록 심심한데 주머니가 텅 비었는가. 가까운 법원에 놀러 가시라. ‘사건 관람료’는 무조건 공짜. 에어컨도 있으니 피서도 된다. 한번 들어가면 무제한 관람이다. 세상은 요지경, 팍팍 실감해 보시라.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1.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2.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3.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4.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5.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