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시즌이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통산 여섯 번째 정규리그 1위까지 승점 1점을 남겨뒀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오는 15일 경기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2023 V리그 여자부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 방문 경기에서 세트 2개만 따내도 1위를 확정할 수 있다. V리그는 풀세트(5세트)까지 경기가 이어질 경우 패자에게도 승점 1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흥국생명 돌풍은 단연 김연경 효과로 볼 수 있다. 올 시즌 친정팀 흥국생명에 돌아온 김연경은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던 흥국생명을 리그 정상(13일 기준)까지 올려놨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고공행진을 하던 현대건설(2위)과 승점 차이는 6점. 남은 경기는 2경기다. 개막 전 “팀을 어디까지 올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했던 자신감은 근거가 있었다.
김연경 효과는 흥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1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케이지(KGC)인삼공사와 안방 경기에서 입장권 5800장을 모두 팔았다. 현장 판매(281장)까지 합하면 관중이 6018명에 달했다. 시즌 네 번째 안방 매진이자 올 시즌 최다 관중이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방문 경기에서도 12차례 매진에 성공했다. 올 시즌 치른 34경기 가운데 16경기에서 매진을 기록한 셈이다.
시즌 전체를 봐도 김연경 열풍을 확인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16차례 안방 경기를 치르며 관중 총 6만9580명을 불러들였다. 경기당 평균 4349명이다. 올 시즌 여자부 평균 관중은 2451명. 흥국생명이 약 1.8배 많다. 김연경은 앞서 지난해 12월 진행된 올스타 투표에서도 8만2297표를 기록해 남녀 통합 1위에 오르며 인기를 입증한 바 있다.
현대건설 양효진(왼쪽)과 흥국생명 김연경. 한국배구연맹 제공
특히 올 시즌 김연경 리더십은 흥국생명이 올해 초 권순찬 전 감독 경질로 인해 혼란에 빠졌을 때 더욱 빛났다. 김연경은 당시 정식 사령탑 공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팀 구심점 역할을 하며 흥국생명이 선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아직 정규리그 1위를 확신할 순 없다. 만약 흥국생명이 기업은행을 상대로 승점 1을 확보하지 못하고 현대건설이 16일 수원에서 열리는 케이지시인삼공사와 경기에서 승점 3을 얻을 경우, 인천에서 19일 열리는 시즌 최종전 흥국생명과 현대건설 맞대결 결과에 따라 1위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