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투표를 독려한 LA 다저스 무키 베츠. 무키 베츠 인스타그램 갈무리.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고 건강하고 공정한 나라에서 살 수 있기를 바란다.”
미국프로농구(NBA) 최고 스타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미국 대선(현지시각 11월3일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자 조 바이든에 투표했다면서 밝힌 이유다. 32년 만에 엘에이(LA)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무키 베츠도 개인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내 가족, 내 딸들, 사회적 정의, 헬스케어, 인간애, 내 사회를 위해,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로 이것이 나의 권리이기 때문에 투표한다”라고 적었다.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반면 프로골프계 거장 잭 니클라우스는 사전투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을 찍으면서 긴 편지글로 지지 이유를 밝혔다. “미국이 사회주의로 물들거나 정부가 개인의 삶을 개입하는 게 싫다면 트럼프에게 4년 임기를 더 줘야한다.”
미국 대선 투표일 전날 공개적으로 바이든을 응원한 제임스. 르브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변화를 위해 모든 것이 필요하고 모든 것의 시작은 내일”이라고 적었다. 르브론 제임스 인스타그램 갈무리.
미국 스포츠계 또한 대선 기간 동안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파로 나뉘었다. 가장 적극적으로 투표 독려 활동을 한 이는 그동안 사회·인종·정의 캠페인을 펼쳐온 ‘킹’ 르브론 제임스(NBA). 르브론은 올해 프로농구 경기 전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무릎을 꿇는 행동 등을 했는데 이에 대해 트럼프는 “최악”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최우수선수(MVP)
패트릭 마홈스는 아예 10만달러(1억1400만원)의 사재를 털어 투표 장소(애로우헤드 스타디움)를 대여했다. 투표소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그는 바이든의 지지자다. 르브론과 마홈스의 투표 독려에 양대 리그 선수들 90%가 선거인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에는 미국프로농구 선수들 20%만이 투표에 참여한 바 있다. 커리, 베츠, 르브론, 마홈스 외에 빌리 진 킹(전 테니스 선수), 미셸 콴(전 피겨 선수)도 바이든에 표를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공개 지지를 밝힌 잭 니클라우스. 잭 니클라우스 인스타그램 갈무리.
트럼프 지지자들은 골프계에 많았다. 오죽하면 릭 라일리 〈뉴욕 타임스〉 기자가 저서인 〈커맨더 인 치트〉에서 “프로 골프의 세계는 유명 아웃도어 판매점(총기·사냥용품도 팔아서 공화당 지지자들이 많이 이용한다) 개업식 현장보다 한층 더 공화당 성향을 띤다”라고 썼을까. 트럼프는 2018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14개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고 소문 난 ‘골프광’이다. 때문에 골퍼들하고도 친분이 많다. ‘절친’인 존 댈리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한 뒤 곧바로 초대됐고, 브라이언 디샘보는 트럼프에게 골프백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호주 골퍼 그레그 노먼은 공개적으로 트럼프 지지 입장도 밝혔다.
프로풋볼 레전드인 브렛 파브레(전 그린베이 패커스 쿼터백)나 북미아이스하키(NHL) 스타 출신의 보비 오르도 트럼프 편이다. 파브레는 “내 표가 우리나라를 더 위대하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오르는 트럼프 선거 캠프에 5000달러를 기부했다. 마이크 타이슨(전 복싱선수), 데니스 로드먼(NBA 은퇴), 코너 맥그리거(UFC), 코리 라조이(나스카) 또한 트럼프 지지자이다.
프로스포츠 구단주들도 트럼프를 지지한다. 미국프로농구 구단주들은 최근 6년간 공화당에 830만달러, 민주당에 260만달러를 기부했다. 단, 트럼프와 앙숙인 ‘억만장자’ 마크 큐반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만은 바이든을 적극 지지한다. 트럼프는 2013년 자신의 에스엔에스에 “큐반은 힘도 없고 재능도 없고 여자아이처럼 (골프) 스윙을 한다. 그는 패배자다”라면서 노골적으로 큐반을 비난했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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