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이란 꺾고 16강 진출
이란 밀집수비 막혀 0-0 이어지다
후반 추가시간 왼발 중거리슛 작렬
2경기 연속 결승골 터뜨려 상승세
이란 밀집수비 막혀 0-0 이어지다
후반 추가시간 왼발 중거리슛 작렬
2경기 연속 결승골 터뜨려 상승세
‘메시 스타일’은 크게 3가지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밖에서 안으로 파고들면서, 또는 모서리에서 슛을 쏜다. 골대 앞 직선거리 18야드의 페널티박스 안에서는 침투·공간 패스나 튀어나오는 공을 골로 연결한다. 밖에서 안으로 들어갈 때는 단독 드리블로 수비벽을 무너뜨리고, 박스 모서리에서는 중거리포로 득점을 한다. 메시의 득점은 거의 왼발에서 나온다. 2013~2014 시즌 FC바르셀로나에서 터뜨린 리그·챔피언스리그·국왕컵 3개 대회 개인득점(41골) 중 35골(85%)이 왼발에서 나왔다.
22일(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이란전에서 아르헨티나의 주장 리오넬 메시(27)가 터뜨린 결승골(1-0)은 세번째 유형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벌칙구역 오른쪽 모서리에서 작렬시킨 골은 팀을 2연승, 16강에 올렸다. 공을 잡기 전 골키퍼의 위치를 확인하고, 순간적인 동작으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골키퍼 반대쪽 구석으로 감아찬 슛은 이란의 문지기 하기기도 손을 쓸 수가 없었다. 1차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 자신이 기록한 결승골과 똑같은 패턴이었다.
메시는 완벽한 공 컨트롤, 날카로운 시야, 순간 스피드, 헤딩까지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빛나는 것은 결정력과 판을 뒤엎는 반전의 힘이다. 그것은 왼발을 사용하는 선수가 “더 창의적”이라는 연구와 닿아 있다. 스페인 <마르카>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세인트앤드루스대학, 브리스톨대학 등이 연구한 결과 왼발 축구선수가 오른발 선수보다 창의적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난해 보도한 바 있다. 왼발 선수들의 “역방향적인 두뇌의 기능이 예측할 수 없는 능력”을 준다는 얘기다. 전설의 디에고 마라도나가 그랬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네덜란드의 아리언 로번과 로빈 판페르시, 독일의 메수트 외질,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 잉글랜드의 대니얼 스터리지 등이 왼발이다.
이날 메시의 왼발 슛은 아르헨티나의 알레한드로 사베야 감독뿐만 아니라 적장인 이란의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까지 감동시켰다. 사베야 감독은 “우리에게는 메시라는 천재가 있었고, 다행스럽게도 아르헨티나 사람이었다. 메시의 공은 골키퍼 둘이라도 막기 힘든 골”이라고 했다. 케이로스 이란 감독도 “메시는 위대했다”며 인정했다.
메시는 클럽 무대에서는 슈퍼스타였지만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1골에 그쳤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1골도 넣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2경기 결승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베야 감독은 선수 진용도 메시가 선호하는 4-3-3 형태로 바꾸면서 메시 중심으로 팀을 끌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이에스피엔>은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이적료와 경기력 등을 평가한 뒤 출전 선수 가운데 최고의 선수로 메시를 꼽았다. 대회 개막 뒤 아르헨티나의 토너먼트 진행 결과에 따라 메시는 이번 대회의 최고 선수에 오를 수도 있다. 메시는 “이란 선수들이 밀집수비에 나서 허물기 어려웠다. 16강에 진출하고 싶었기 때문에 골이 들어간 것을 알았을 때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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