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와의 경기를 이틀 앞둔 16일(한국시각) 브라질 쿠이아바 마투그로수연방대학 경기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 훈련은 홍명보 감독의 요청으로 15분만 공개한 뒤 비공개로 진행됐다. 쿠이아바/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평가전 부진 만회하기 위해
프리킥·슛·헤딩 훈련에 집중
“기회 오면 꼭 득점…이기겠다”
프리킥·슛·헤딩 훈련에 집중
“기회 오면 꼭 득점…이기겠다”
도약이냐, 좌절이냐?
18일 러시아전 원톱이 유력한 박주영(29·아스널)이 운명 앞에 섰다. A매치 63경기 24골로 대표팀 내 최다골 기록을 갖고 있고, 올림픽 동메달 등 굵직한 대회마다 해결사 구실을 했다. 축구는 “머리로 한다”는 격언처럼 번뜩이는 천재성을 갖추고 있다. 가슴엔 응어리가 끓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널에서의 3년은 악몽이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철저하게 외면했다. 아스널의 정규경기엔 딱 한번 나섰다. 중간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비야레알과 잉글랜드 챔피언십 왓퍼드에 임대됐지만 탈출구는 아니었다.
러시아전에서 “이기겠다”는 결의는 스스로에 대한 맹세다. 유럽 시장에서 몸값을 높이고, 제2의 도약을 위해서라도 러시아전이 중요하다. 필드의 맏형인 그의 발끝에서 골이 터진다면 자신감도 얻고, 팀 분위기도 살아날 수 있다.
홍명보 감독도 기대가 높다. 장점인 프리킥과 슛을 집중적으로 훈련시켰고, 정확한 헤딩을 통해 공을 내주도록 요구하고 있다. 일본팀엔 혼다 게이스케가 기둥이라면, 한국에선 박주영이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다. 올림픽 팀에서 같이 뛰었던 후배들이어서 호흡만 맞춘다면 조직력이 배가될 수 있다.
문제는 체력이다. 10일 가나전 대패(0-4) 때 몸은 온전하지 않았다. 리그에서 종횡무진 뛰다가 지친 게 아니라, 뛰지 못했기에 정상궤도로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일주일 만에 체력을 완전히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꼭 90분을 뛸 필요는 없다. 이근호와 김신욱도 대기하고 있다. 짧더라도 굵게 보여주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 프리킥 득점에 성공한 박주영은 두 대회 연속 득점에 도전한다. 그러나 욕심보다는 팀플레이에 신경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표팀에서 더 잘했던 박주영은 “그동안 훈련 많이 했다. 좋은 상황이 생기면 득점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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