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히드 할릴호지치(62) 감독
축구협회 등과 충돌 잦은 ‘소신파’
“개성 강한 선수들에 적임” 평가도
“개성 강한 선수들에 적임” 평가도
지난달 12일 브라질월드컵 알제리 대표팀의 예비엔트리 30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바히드 할릴호지치(62·사진) 감독은 작심한 듯 준비한 얘길 꺼냈다. “몇몇 에이전트들이 자신의 선수를 월드컵에 데려가 달라며 돈을 제공하려 했다”는 내용이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이런 부도덕한 제안에 응하지 않고 오직 대표팀을 위한 효율적인 선수들을 뽑았다”고 했지만 충격은 컸다.
유고슬라비아 대표 출신 할릴호지치 감독은 소신과 독단 사이를 오가는 인물이다. 코트디부아르 감독을 맡았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5개월 앞두고 축구협회와 마찰을 빚다 스스로 물러났다. 지난 4월 초엔 알제리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 10명을 소집해 특별훈련을 했는데 소속팀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강한 훈련을 시켜 입길에 올랐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재계약 여부와 관련해서도 알제리축구협회와 의견 충돌을 빚고 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빨리 정리되지 안으면 팀 분위기와 조직력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독선으로 비칠 수 있는 그의 성격은 오랜 감독 경륜에서 비롯됐다. 1990년부터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클럽들을 오가며 팀을 이끌었다. 독단적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가 대부분 유럽 무대에서 뛰는 개성 강한 알제리 선수들을 다루기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위원은 “야신 이브라히미, 나빌 빈 탈립, 사피르 타이데르 등 프랑스 청소년대표팀 출신 선수들이 알제리 대표팀에 합류한 건 결국 할릴호지치의 능력을 믿은 결과”라며 “조직을 중시하고 냉혹한 면도 있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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