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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불운은 잊었다 불굴의 투지로

등록 2008-07-18 19:19

한국 체조의 간판 김대은이 마루운동 시범경기에서 한마리 새처럼 날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체조의 간판 김대은이 마루운동 시범경기에서 한마리 새처럼 날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가 간다 <3> ‘한맺힌 첫금’ 재도전 체조
점수산정 착오등 번번이 좌절
철봉 김지훈…평행봉 양태영…
“평소실력만 나와주면 일낼것”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금메달 따본 종목은 다음 금메달 도전이 쉽다. 대한민국 체조는 번번이 금메달 문턱에서 무너진 ‘한’ 많은 종목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개인종합에서 심판의 점수산정 착오로 금메달을 도둑맞은 것은 지독한 불운이었다.

2008년 베이징으로 향하는 체조대표팀은 지난 일은 잊었다. 이주형 감독은 “머릿 속에는 베이징 무대만이 있다. 메달은 과거에 있지 않고 미래에 있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뼛속에 맺힌 체조 금메달 한이 베이징에서는 풀릴 것인가?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철봉의 김지훈(24·서울시청)이다. 지난해 프레올림픽 철봉 종목 금메달을 따 세계 새 강자로 급부상했다. 1m73의 체격에서 나오는 웅장하고 역동적인 회전동작이 인상적이다. 강력한 라이벌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독일의 파비앙 함뷔헨이다. 이주형 감독은 “난도 높은 동작을 모두 소화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긴장하지 않고 평소 실력만 보여준다면 베이징에서 큰 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평행봉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기량을 갖춘 한국의 간판 3인방이 출전한다. 국내 1위 양태영(28·포스코건설)을 비롯해 2006 도하아시아경기대회와 2007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거머쥔 김대은(24·전남도청), 2006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유원철(24·포스코건설)이 주인공이다. 평행봉 전공인 이주형 감독 밑에서 연결동작과 착지를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중국의 ‘체조황제’ 양웨이, 2000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샤오펑이 넘어야 할 산이다.

체조 대표팀의 막내 김수면이 링 위에서 일시정지하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체조 대표팀의 막내 김수면이 링 위에서 일시정지하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안마와 마루가 주종목인 김수면(22·한국체대)도 이변을 준비하며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프레올림픽 안마에서 2위를 차지했다. 김수면은 마루에서도 세계적인 선수 5명 이내와 겨룰 정도로 높은 기술을 구사한다. 6개 전 종목을 고루 잘해야 되는 개인종합에서는 아테네올림픽 3위 양태영과 2위 김대은이 재차 도전장을 냈다.

여자부에서는 조현주(16·학성여고)가 유일하게 개인종합 출전권을 얻었고, 리듬체조 요정 신수지(17·세종고)는 결선 진출을 노린다. 이주형 감독은 “베이징은 시차도 적고 가까워서 한국에 유리하고 2004 아테네 때보다 더 많이 준비했다”며 “평생소원인 금메달 하나를 꼭 땄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점수 깎는 심판’은 8명중 6명

■ 체조, 알고보자

체조의 점수산정은 A심판(2명)과 B심판(6명)이 한다. A심판은 선수가 설정한 난이도(스타트 밸류)에 맞게 연기를 시도하느냐를 따지고, B심판은 실수마다 감점을 한다. A심판 두 명은 합의해 점수를 내고, B심판은 최고·최저점수를 뺀 나머지 4개의 평균점수를 제출한다. 과거처럼 9.9라든가 10.0의 점수는 없다. 대신 15.5라든가 16.0 식의 점수가 나온다. 리듬체조는 3명의 심판, 트램폴린은 8명의 심판이 점수를 매긴다.

체조의 스타트 밸류는 난이도에 따라 미리 정해진 점수다. 보통 6~7.1점인데, 7.1점을 스타트 밸류로 신청하면 가장 어려운 동작들을 소화하겠다는 뜻이 된다. 만약 선수가 스타트 밸류 7.1에 걸맞은 여러개의 동작을 소화하지 못하면 B심판들이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감점을 해나간다.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높은 스타트 밸류를 신청해야 하고,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메달은 남자체조(8개) 여자체조(6개) 리듬체조(2개) 트램폴린(2개) 등 모두 18개가 걸려 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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