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 안정화가 29일 저녁 도쿄 국립요요기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재경기에서 일본 수비수를 제치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도쿄/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관련 화보]
여자핸드볼 올림픽 재경기 일본 가볍게 꺾고 베이징행
일본여자핸드볼은 한국을 꺾고 32년 만에 올림픽 본선진출을 이루려는 꿈을 키웠다. 축구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울트라닛폰은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그것은 희망사항이었다. 경기시작 80분 뒤 일본 도쿄 요요기국립체육관에는 강강수월래가 울려퍼졌다.
한국이 29일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핸드볼 아시아 지역예선 재경기에서 일본을 34-21로 물리치고 중동심판의 편파판정으로 빼앗기다시피했던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이후 7회 연속 올림픽 진출.
역시 아줌마 투혼이 빛났다. 한국은 스타팅 7명 중 4명이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투혼의 주역인 아줌마였다. 11살짜리 아들을 둔 오성옥(4골)은 그림같은 패스로 관중들을 열광시켰고, 출산 뒤 복귀한 지 7개월 된 골키퍼 오영란은 상대슛을 13개나 막아냈다. 우선희는 속공으로 팀 최다인 7골을 넣었고, 이상은(3골)은 총알같은 중거리슛으로 점수를 보탰다.
미혼선수들도 고루 활약했다. 1m62의 단신 안정화는 6골을 터뜨렸고, 이날 생일을 맞은 명복희(5골)는 7m 던지기 전문으로 나와 4개를 연속 성공시켰다. 경기 전 관중석에서 “한국이 10점차로 이겼으면 좋겠다”던 영화배우 김정은의 말처럼, 후반 24분 우선희의 속공으로 30-20 딱 10점차가 됐고, 일본 울트라닛폰의 응원소리도 사그러들었다.
초반부터 한국 분위기였다. 우선희와 안정화의 속공이 어어지면서 점수는 순식간에 6-1로 벌어졌다. 덴마크 출신 바워 버트 일본 감독은 경기시작 불과 7분47초 만에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전·후반 1개씩 밖에 없는 작전시간을 일찌감치 써버릴 만큼 다급했던 것이다. 실력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확연해졌고, 한국은 경기막판 신예들까지 고루 기용하며 여유있는 승리를 거뒀다.
임영철 감독은 “아테네 때 편파판정으로 빼앗긴 금메달을 다시 찾아올 기회가 생겼다”며 기뻐했고, 최고참 오성옥은 “일본에서 한국여자핸드볼이 아시아 최강임을 보여줘 기쁘다”고 했다. 일본은 1m61의 단신 히라이 미네코가 8골로 분전했지만, 일본이 자랑하는 국외파 사쿠가와 히토미는 2골로 고개를 떨궜다.도쿄/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29일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핸드볼 아시아 재예선 경기를 응원온 영화배우 문소리, 김정은씨가 경기장에 한국 선수들이 등장하자 환호하고 있다. 도쿄/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관련 화보]
이상은(맨 왼쪽) 등 한국여자핸드볼대표팀 선수들이 29일 일본에 완승을 거두고 베이징올림픽 출전티켓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관련 화보]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