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팬들이 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흥국생명과 지에스칼텍스의 경기에서 구단에 항의하는 뜻을 담은 자체 제작 클래퍼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난파선’ 흥국생명이 감독 경질과 경기운영 개입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흥국생명 배구단 임형준 구단주와 신용준 신임 단장은 10일 보도자료를 내 “배구팬들과 핑크스파이더스 선수단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구단의 경기운영 개입 논란, 감독 사퇴와 갑작스러운 교체로 배구와 핑크스파이더스를 아껴주신 팬들께 심려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이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핑크스파이더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도 머리 숙여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구단은 경기운영 개입도 인정했다. 흥국생명은 “최근의 사태는 배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경기운영 개입이라는 그릇된 방향으로 표현된 결과로써 결코 용납될 수 없고, 되풀이되어서도 안 될 일”이라며 “앞으로 경기운영에 대한 구단의 개입을 철저히 봉쇄하고 감독의 고유 권한을 전적으로 존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흥국생명은 앞서 2일 권순찬 전 감독을 전격 경질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구단이 선수 기용 등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김연경 등 핵심 선수들이 이를 인정하며 파문이 커졌다. 특히 김연경은 “이번 시즌에도 구단 뜻대로 경기하다가 패한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새 사령탑을 물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흥국생명은 권 전 감독 경질 뒤 대행으로 세운 이영수 수석코치가 자진해서 사임하며 김기중 전 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김 감독마저 10일 감독직을 고사했고, 결국 김대경 감독대행 체제로 당분간 시즌을 치러야 한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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