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할의 네덜란드, 무패로 3위
교체선수 맹활약 ‘용병술’ 빛나
뎀파이·블린트 등 신예도 키워내
교체선수 맹활약 ‘용병술’ 빛나
뎀파이·블린트 등 신예도 키워내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66) 브라질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큰 상처를 입었다. 스콜라리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에 역대 다섯번째 우승을 안겼고, 이후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04 준우승과 2006년 남아공월드컵 4강의 성과를 거두며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2008년에는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 첼시의 지휘봉까지 잡아 ‘2000년대 최고 감독’ 가운데 한명으로 공인받았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개최국이자 자신의 모국인 브라질에서 당한 참패의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3일(한국시각) 3·4위전에서 네덜란드에 0-3 참패를 당한 뒤 스콜라리 감독은 “그래도 나는 세차례 월드컵에서 맡은 팀을 모두 4강 이상에 올렸다. 대회가 끝난 만큼 기술보고서를 써서 브라질축구협회에 제출하겠다. 내 거취는 협회가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의 기술보고서는 브라질 협회와 계약을 끝내는 마지막 보고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회 내내 스콜라리 감독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제대로 조직하지 못한 채 ‘네이마르에 의존하는 원맨팀’이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특히 독일과의 4강전에서 팀이 1-7로 완전히 주저앉는데도 이렇다 할 전술적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브라질축구협회가 이미 후임 감독 문제로 조제 모리뉴 첼시 감독 쪽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의 축구 영웅 코임브라 지쿠(61)도 “새 방향을 제시할 감독을 데려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네덜란드에 0-3으로 패한 뒤 스콜라리 감독은 “지금의 젊은 대표팀이 러시아월드컵 때도 주축을 이룰 것인 만큼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협회가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애제자들에 대한 ‘마지막 애정’을 담은 듯한 발언을 남겼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스콜라리의 브라질, 졸전끝 4위 네이마르 부상 뒤 연거푸 참패
조직력 허술…전술변화도 없어 그에게선 ‘히딩크의 향기’가 느껴진다. 13일(한국시각) 브라질을 3-0으로 완파하고 네덜란드를 2014 브라질월드컵 3위에 올린 루이스 판할(63)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최고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전술과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용병술, 그리고 노련한 팀 운영은 같은 네덜란드 출신 명장 거스 히딩크(68)를 닮았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스리백으로 한국의 ‘4강 신화’를 일군 히딩크 감독처럼 이번 대회에서 ‘스리백의 부활’을 주도한 판할 감독의 전술은 포백 일색이던 세계 축구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세계 축구를 주름잡았던 스페인을 5-1로 완파한 것은 이번 대회의 상징적인 사건이 됐다. 네덜란드가 거둔 5승 중 3경기에서 교체선수의 결승 득점으로 승리를 얻고,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에서는 백업 골키퍼 팀 크륄(뉴캐슬) 카드로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는 등 예리한 용병술은 덤이다. 판할 감독의 업적은 3위에 오른 것보다는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한 것이다. 멤피스 데파이(에인트호번)를 비롯해 달레이 블린트(아약스), 스테판 더프레이(페예노르트) 등 젊은 선수들을 팀의 주축으로 키워냈다. 그 바탕에는 판할 감독의 ‘배려의 리더십’이 빛났다. 판할 감독은 4강전까지 22명의 선수를 폭넓게 기용하며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브라질과의 3·4위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에 아직까지 경기장을 밟지 못했던 세번째 골키퍼 미헐 포름(스완지시티)까지 출전시켰다. 단 1명의 후보선수까지 배려하며 팀을 하나로 묶는 노련한 팀 운영이 돋보였다. 판할 감독은 경기 뒤 “우리는 토너먼트에서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내 팀의 모든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판할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네덜란드 지휘봉을 내려놓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으로 부임한다. 판할 감독의 후임자는 히딩크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스콜라리의 브라질, 졸전끝 4위 네이마르 부상 뒤 연거푸 참패
조직력 허술…전술변화도 없어 그에게선 ‘히딩크의 향기’가 느껴진다. 13일(한국시각) 브라질을 3-0으로 완파하고 네덜란드를 2014 브라질월드컵 3위에 올린 루이스 판할(63)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최고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전술과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용병술, 그리고 노련한 팀 운영은 같은 네덜란드 출신 명장 거스 히딩크(68)를 닮았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스리백으로 한국의 ‘4강 신화’를 일군 히딩크 감독처럼 이번 대회에서 ‘스리백의 부활’을 주도한 판할 감독의 전술은 포백 일색이던 세계 축구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세계 축구를 주름잡았던 스페인을 5-1로 완파한 것은 이번 대회의 상징적인 사건이 됐다. 네덜란드가 거둔 5승 중 3경기에서 교체선수의 결승 득점으로 승리를 얻고,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에서는 백업 골키퍼 팀 크륄(뉴캐슬) 카드로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는 등 예리한 용병술은 덤이다. 판할 감독의 업적은 3위에 오른 것보다는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한 것이다. 멤피스 데파이(에인트호번)를 비롯해 달레이 블린트(아약스), 스테판 더프레이(페예노르트) 등 젊은 선수들을 팀의 주축으로 키워냈다. 그 바탕에는 판할 감독의 ‘배려의 리더십’이 빛났다. 판할 감독은 4강전까지 22명의 선수를 폭넓게 기용하며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브라질과의 3·4위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에 아직까지 경기장을 밟지 못했던 세번째 골키퍼 미헐 포름(스완지시티)까지 출전시켰다. 단 1명의 후보선수까지 배려하며 팀을 하나로 묶는 노련한 팀 운영이 돋보였다. 판할 감독은 경기 뒤 “우리는 토너먼트에서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내 팀의 모든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판할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네덜란드 지휘봉을 내려놓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으로 부임한다. 판할 감독의 후임자는 히딩크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