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에서 브라질이 독일에 1-7로 대패했다. ‘삼바 축구’가 ‘전차 군단’에 처참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안방에서 지켜본 브라질 시민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 9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에서 브라질이 독일에 1-7로 대패했다. ‘삼바 축구’가 ‘전차 군단’에 처참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안방에서 지켜본 브라질 시민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http://img.hani.co.kr/imgdb/resize/2014/0709/140487277804_20140709.jpg)
9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에서 브라질이 독일에 1-7로 대패했다. ‘삼바 축구’가 ‘전차 군단’에 처참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안방에서 지켜본 브라질 시민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
브라질, 준결승서 독일에 1-7 패배
50년 전 마라카낭의 비극
이번 우승으로 치유 꿈꾸다
‘미네이랑의 참사’로 막내려
전반 초반 18분새 5골 내줘
스콜라리 “인생 최악의 날”
50년 전 마라카낭의 비극
이번 우승으로 치유 꿈꾸다
‘미네이랑의 참사’로 막내려
전반 초반 18분새 5골 내줘
스콜라리 “인생 최악의 날”
독일의 냉정 앞에 브라질의 열정이 참혹하게 무너졌다. 50년 전 ‘마라카낭의 비극’을 치유하려던 브라질 축구는 그 설욕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미네이랑 참사’로 몰락했다. 7월9일(한국시각)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전은 브라질에 새 상처를 남겼다.
브라질 축구의 열정은 부족하지 않았다. 그들은 50년 전에 일어난 비극마저 희극으로 바꾸고자 했다. 1950년 우루과이에 1-2로 져 우승을 헌납했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은 오는 14일 새 챔피언을 기다리고 있다. 브라질이 마라카낭을 결승전 장소로 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마라카낭의 새 챔피언은 브라질이어야 했다. 브라질은 50년 전의 통곡을 환호의 축제로 되새기고 싶었다. 영국 <가디언>은 “단순한 패배가 아니다. 꿈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그들은 주공격수 네이마르의 부상과 주장 치아구 시우바의 결장마저 열정으로 승화시키려 했다. 임시 주장 완장을 찬 다비드 루이스는 네이마르의 유니폼을 들고 브라질 국가를 목놓아 불렀다.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도 네이마르의 유니폼 절반을 붙들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눈동자는 이글거리며 타고 있었다. 그리고 90분 뒤 루이스의 열정은 통한의 눈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후반 36분 안드레 쉬를레에게 일곱번째 골을 내준 뒤 세자르는 넋을 잃었다. 전략과 전술, 평정심이 없는 열정이 얼마나 위험한지 입증된 경기였다.
칼럼니스트 새뮤얼 러커스트는 독일-브라질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영국 <허핑턴 포스트>에 “브라질의 우승이 재난일 수밖에 없는 5가지 이유”라는 글을 올렸다. 지금 브라질 대표팀엔 “잔루이지 부폰, 파비오 칸나바로, 안드레아 피를로 등이 이끈 2006년 우승팀 이탈리아와 이케르 카시야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비야 등으로 구성된 2010년 우승팀 스페인에 있던 아우라가 없다”는 게 이유 중 하나였다. 그가 말한 아우라는 결국 그 아우라를 가진 선수, 그리고 그가 해줄 수 있는 역할을 뜻했다. 전반 11분 토마스 뮐러의 골을 시작으로 18분 사이에 5골을 내주는 속도와 비례해 브라질 선수들은 무너졌다. 주장 루이스도 벤치의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도 손쓸 수 없는 속도였다.
브라질 축구는 마라카낭의 비극에 미네이랑 참사가 얹어졌다. 독일이 터뜨린 7골은 월드컵 역사상 준결승전에서 나온 최다골이며 6골차 승리 역시 최다골차다. 브라질은 독일이 세운 대기록의 희생자인 동시에 가장 많은 점수차로 패한 월드컵 개최국으로 남게 됐다. 브라질의 6골차 패배는 1920년 이후 거의 100년 만에 나왔고 이날 패배로 1975년 이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남미선수권대회 등 공식 대회 63경기 연속 무패 행진도 멈췄다. 이날 한골을 넣는 데 그친 브라질(220골)은 월드컵 최다득점팀 자리도 독일(223골)에 내줬다.
스콜라리 감독은 “축구 인생 최악의 날”이라는 말로 패배를 시인했다. 그는 “라인업을 짜고 전술을 결정하는 사람은 결국 감독이다. 이 비극적인 결과에 대한 책임은 결국 내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브라질은 13일 오전 5시(한국시각) 아르헨티나-네덜란드전의 패자와 3·4위전을 벌인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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