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왼쪽)가 9일(한국시각) 4강전에서 동료 토니 크로스가 추가골을 성공시키자 등에 올라타며 함께 축하해주고 있다.
벨루오리존치/EPA 연합뉴스
“슛하다 왼발 다쳐 공중제비 못해”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가 브라질의 호나우두를 넘어 월드컵 최다골 기록을 새로 세웠다. 클로제는 9일(한국시각)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전반 23분 팀의 두번째 골을 넣으며 통산 16골을 기록해 호나우두의 최다골(15골)을 8년 만에 경신했다. 클로제는 지난달 22일 조별리그 가나전에서 15번째 골을 넣어 호나우두와 타이를 이룬 바 있다.
독일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토니 크로스의 침투 패스를 토마스 뮐러가 논스톱으로 연결해 주자 클로제는 슛을 날렸다. 브라질의 줄리우 세자르 골키퍼가 공을 쳐냈지만, 클로제는 다시 한번 슛을 시도해 역사적인 골을 성공시켰다. 그는 “우리는 하나의 팀으로서 세트 플레이를 보여줬다. 토니는 언제나 정확하고 위력적인 패스를 한다”며 신기록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특유의 공중제비 세리머니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슛을 시도할 때 왼발을 조금 다쳐 몸을 돌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클로제는 2002년 한·일월드컵 5골, 2006년 독일월드컵 5골, 2010년 남아공월드컵 4골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2골을 터뜨렸다. 독일월드컵에선 득점왕(골든부트)을 차지했고, 프로 무대에선 통산 524경기에 출전해 206골을 넣었다.
브라질월드컵 개막 전 클로제의 부상까지 빌며 최다골 기록이 깨지길 바라지 않았던 호나우두는 이날 브라질 방송의 해설자로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 중 방송 카메라에 비친 호나우두는 브라질이 많은 골을 내준데다 자신의 기록마저 깨져 손에 마이크를 쥔 채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클로제의 기록을 깰 수 있는 후보로는 이미 10골을 기록 중인 뮐러가 꼽힌다.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은 “이 대단한 기록은 우리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다. 오로지 뮐러만이 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4강전이 개인 통산 23번째 월드컵 경기였던 클로제는 파올로 말디니(이탈리아·23경기)와 함께 역대 최다 출전 공동 2위에도 올랐다. 1위는 독일의 로타어 마테우스(25경기)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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