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아힘 뢰프 독일대표팀 감독(왼쪽)과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브라질 감독이 9일(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준결승전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벨루오리존치/EPA 연합뉴스
2006년부터 맡아 ‘꾸준한 성적’
이번엔 과감한 전술 변화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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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힘 뢰프(54) 독일 대표팀 감독의 선수 시절은 아주 초라했다. 21살 이하 대표팀에 뽑혀 4경기에 뛴 적은 있지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프랑크푸르트 시절(81~82년)에는 차범근(현 에스비에스 해설위원)의 백업 공격수이기도 했다. 지도자로 변신해서도 초기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04년 위르겐 클린스만이 독일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뢰프를 대표팀 수석 코치로 추천했고 이때부터 그의 지도자 인생은 전환점을 맞았다. 뢰프는 2006년 독일월드컵 직후 클린스만의 뒤를 이어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앉았고, 유로 2008 준우승, 2010 남아공월드컵 3위, 그리고 유로 2012 4강 등 출전한 모든 메이저대회에서 4강 이내의 출중한 성적을 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직전까지 독일 대표팀은 불안했다. 핵심 미드필더 마르코 로이스가 부상으로 빠졌고,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사미 케디라는 체력이 떨어진 상태였으며 메수트 외질, 필리프 람 등은 부상에서 갓 회복된 상황이었다. 독일이 포르투갈전 4-0 승리 이후 우승 후보다운 경기력을 선보일 수 없던 이유 중 하나다.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뢰프 감독은 칼을 빼들었다. 철옹성 같은 프랑스 중원과 직접적인 승부를 피하고 측면을 공략하기 위해 그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던 람을 오른쪽 풀백으로, 슈바인슈타이거·케디라를 중앙 미드필더에 배치하는 수정 전략을 썼다. 뢰프 감독은 4강 브라질전에서도 프랑스전 때와 같은 전략을 써서 브라질 진용을 농락했다. 경험 많은 베테랑 골게터 미로슬라프 클로제를 선발 기용한 것도 주효했다.
우승에 한껏 굶주린 뢰프와 ‘황금세대’로 불리는 뢰프의 아이들에 의해 독일은 월드컵 4회 연속 4강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썼고 더 나아가 최초로 월드컵 결승전을 8번 밟는 팀이 됐다. 4강에 오른 사령탑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뢰프는 유로 2016까지 대표팀과 계약이 돼 있는 상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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