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아디다스
독일·아르헨티나 후원
나이키는 브라질·네덜란드
4강전 ‘장외전쟁’도 후끈
독일·아르헨티나 후원
나이키는 브라질·네덜란드
4강전 ‘장외전쟁’도 후끈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일찌감치 짐을 쌌지만, ‘디펜딩 브랜드’ 아디다스는 도전자 나이키와 치열한 4강 전쟁을 벌인다. 4강에 오른 네 팀은 공교롭게도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아르헨티나, 독일과 나이키가 후원하는 브라질, 네덜란드로 두 팀씩 갈렸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 때는 아디다스의 스페인이 나이키의 네덜란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축구 용품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업계 1, 2위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장외전쟁에 대해 <포브스>는 지난 6일 ‘아디다스가 아르헨티나와 독일에 올인한다’는 기사에서 “모든 것을 갖지 않으면 아무것도 갖지 않겠다는 아디다스와 축구산업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려는 나이키가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디다스의 월드컵 광고 표어 ‘전력을 다하거나 아무것도 아니거나’(all in or nothing)와 나이키의 표어 ‘모든 위험을 감수하라’(risk everything)를 패러디해 두 기업의 싸움을 묘사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나이키는 축구를 원하고, 아디다스는 축구가 필요하다”며 도전자와 수성자의 입장차를 비교했다.
아디다스는 월드컵뿐만 아니라 전세계 축구 용품 시장의 디펜딩 브랜드다. 아디다스는 1970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을 후원했고 2030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4년 주기로 피파 후원에 들어가는 비용이 7000만달러에 달한다. 브라주카를 포함해 44년간 모든 월드컵에서 쓰인 축구공도 아디다스 제품뿐이었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전체 스포츠용품 시장의 매출이 200억달러로 나이키의 250억달러에 뒤졌지만, 축구 용품에선 24억달러 대 19억달러로 정상을 지키고 있다.
나이키의 도전도 만만찮다. 나이키는 1994년까지 축구 용품을 만들지 않았지만 미국월드컵 이후 미국에서 축구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아디다스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나이키는 2013년 발롱도르를 수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의 새 축구화를 홍보하기 위해 전세계 기자 250명을 스페인 마드리드로 초대할 정도로 마케팅에 힘을 쏟는다. 이번 월드컵에선 주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10개국을 후원해 아디다스의 9개국을 넘어섰다. 총 후원비용이 4억달러에 달할 정도다.
두 기업은 브라질월드컵에서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겪고 있다.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월드컵에서의 부진을 털고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는 상대 선수의 어깨를 깨물어 4개월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당해 후원계약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아디다스의 주요 후원국인 스페인이 일찌감치 탈락하는 아픔도 맛봤다.
나이키도 마찬가지다. 월드컵 개막 전에 공개된 나이키 텔레비전 광고에 출연한 호날두, 웨인 루니(잉글랜드), 네이마르는 더이상 경기장에서 볼 수 없다. 나이키는 호날두의 축구화를 조별리그 단 3경기에서만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노출시킬 수밖에 없었다. 또다른 후원 선수 네이마르가 브라질을 ‘원맨팀’으로 만들며 대활약을 펼쳤지만 척추 부상을 당해 더이상 출전할 수 없는 것도 악재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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