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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 현대축구 흐름 바꿨다

등록 2014-07-06 19:44수정 2014-07-06 21:56

테마로 본 브라질월드컵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수비형 미드필더·골잡이 중심
전통적 점유율 축구는 저물고
포메이션 변화·‘가짜9’ 전술 등
역습 위주 변칙 축구시대 열어
오초아·나바스…골키퍼도 두각
언론 “역대 최고의 월드컵”
2014 브라질월드컵이 세계 축구사에 한 획을 긋는 월드컵이 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쿼츠>는 6일(한국시각) “이번 대회가 역대 최고의 월드컵”이라고 전했고, <텔레그래프>는 ‘브라질월드컵이 축구를 어떻게 변화시켰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새로운 포메이션, 골키퍼의 폭넓은 움직임 등 ‘축구 혁명’을 목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회 8강전까지 60경기에서 159골(경기당 2.65골)이 터졌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 64경기에서 터진 145골은 이미 넘었고, 1998년 프랑스월드컵의 최다골 기록(171골·경기당 2.67골)도 갈아치울 태세다. 축구 드라마의 백미인 역전승 경기도 11차례나 나왔다. 개막전부터 브라질이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짜릿한 뒤집기쇼를 보여주더니, 16강에서 네덜란드는 후반 막판에 2골을 넣으며 멕시코를 침몰시켰다.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역전승이 4차례에 불과했다.

과거 월드컵에선 클럽 리그 ‘빅4’가 있는 유럽팀들이 조별리그를 대거 통과하며 득세했지만, 이번 월드컵에선 아메리카 대륙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기존 강국인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더불어 칠레, 콜롬비아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며 돌풍을 일으켰다. 코스타리카, 멕시코, 미국 등 북중미 3국도 16강에 올랐다.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8강에 4팀이 오르며 ‘유럽 4팀 대 아메리카 4팀’의 구도를 형성했다. 김대길 <케이비에스 엔> 해설위원은 “이동거리가 길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는 팀들은 무너졌다. 기후, 환경, 시차 등 홈경기의 이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대회”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초반부터 ‘에이스들의 월드컵’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스타들이 제 실력을 발휘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지만 월드컵에선 고개를 숙였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척추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한 네이마르(브라질)도 메시의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의 경기력이 아쉬웠지만,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와 같은 새로운 스타가 축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지난 6년간 세계 축구를 지배했던 스페인이 조별리그에서 짐을 싸면서 축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텔레그래프>는 “공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티키타카’ 시대가 완전히 저물었다고 볼 순 없지만, 전례를 보기 힘든 빠른 스피드와 힘을 바탕으로 한 역습이 지배하는 시대가 왔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선 시시때때로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는 전술이 돋보였다. 네덜란드는 포메이션을 ‘3-5-2’에서 ‘5-3-2’로 수시로 바꿔가며 스페인을 5-1로 꺾었고, 독일은 스트라이커 없는 ‘4-3-3’ 전술을 적극 활용했다. 돌풍의 팀 콜롬비아는 ‘4-2-3-1’, ‘4-1-4-1’, ‘4-2-2-2’의 세 가지 전술을 혼용하기도 했다. 신문선 성남FC 대표이사는 스리백의 재부상에 대해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때 우승한 서독이 사용해 한 획을 그었던 전술이다. 포메이션은 환경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스리백을 사용한 팀들은 브라질의 더운 기후 때문에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췄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원을 지휘하는 중앙(수비형) 미드필더들의 시대도 저물고 있다. 남아공월드컵의 4강팀인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우루과이는 모두 중앙 미드필더 2명을 갖췄었지만, 이번 대회에선 이를 유지한 스페인과 잉글랜드가 상대의 압박에 힘을 못 쓰며 탈락했다. 사비 알론소(스페인)와 스티븐 제라드(잉글랜드)는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넘버 9’으로 불리는 전통적인 스트라이커의 역할도 변하고 있다. 로빈 판페르시, 카림 벤제마 등은 더이상 골 욕심만 내지 않는다. 끊임없이 움직이며 상대 수비수를 괴롭히고, 공을 소유함으로써 동료에게 기회를 제공하며, 공간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브라질의 프레드와 아르헨티나의 곤살로 이과인은 많은 골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네이마르와 메시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를 거의 쓰지 않았던 독일과 콜롬비아는 토마스 뮐러와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폴스 9’(가짜 스트라이커) 구실을 제대로 했다.

기예르모 오초아(멕시코), 케일러 나바스(코스타리카) 등 골키퍼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텔레그래프>는 독일-알제리전에서의 마누엘 노이어(독일)를 거론하며 “골키퍼가 스위퍼(최종 수비수)의 역할을 하는 게 현대 축구에서 요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채로운 공격의 발전과 달리 수비진은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센터백이 보이지 않았다. 치아구 시우바와 다비드 루이스라는 걸출한 센터백을 갖춘 브라질도 수비가 안정적이지 못했다. <텔레그래프>는 “심판들의 엄격한 판정 기준 때문에 수비수들이 조심스러워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인터넷 미디어도 재미를 배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의 수많은 언론이 영상, 사진, 기사로 월드컵 보도를 쏟아냈다. 텔레비전 생방송을 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월드컵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 국제축구연맹(피파)도 공식 누리집을 통해 경기 분석 정보를 상세하게 전달함으로써 축구팬들과 눈높이를 맞췄다. 축구팬들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의 ‘이빨 패러디’, 알레한드로 사베야 아르헨티나 감독의 ‘졸도 패러디’ 등 볼거리를 공유했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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