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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손 모은 귀국길, 어깨 펴라 태극전사

등록 2014-06-30 19:08수정 2014-06-30 20:55

2014 브라질월드컵 축구대표팀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해단식을 마친 뒤 무거운 표정으로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인천공항/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2014 브라질월드컵 축구대표팀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해단식을 마친 뒤 무거운 표정으로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인천공항/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홍명보호 들어온 인천공항
한쪽선 엿세례·비난 플래카드
한쪽에선 위로·격려의 박수
손흥민 “이걸 먹어야 하나”
홍 감독은 거취 표명 유보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개막 18일 만인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조별리그 탈락이란 결과보다 내용적으로 무기력한 경기를 한 탓에 선수단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귀국장엔 취재진과 축구팬 등 200여명이 몰렸지만 분위기는 싸늘했다.

이날 선수단이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과 최순호 부회장 등과 귀국 인사를 나눌 때 사탕 모양으로 포장된 호박엿이 잇따라 날아들었다. 엿을 던진 이들은 “인맥, 의리로 선수를 기용해 월드컵에서 실패했다. 관피아가 아니라 축피아”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근조, 한국 축구는 죽었다’는 펼침막도 펼쳐 들었다. 한쪽에서는 다른 팬들이 선수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팬들의 실망감을 의식한 듯 선수들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손흥민(레버쿠젠)은 행사장에 날아든 엿을 바라보며 “우리가 이걸 먹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우리가 준비를 잘 못했기 때문에 16강에 올라가지 못했다”며 “너무나도 슬프다. 대한민국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못 내고 온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자책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 알제리전에서 만회골을 터뜨리는 등 단연 빛나는 활약을 했지만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그는 “첫 월드컵에서 큰 경험을 했다. 아쉽지만 이 (나쁜) 기억을 다 잊어버리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주장 구자철(마인츠 05)도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압박감과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최선을 다한 만큼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구자철은 이번 대회에서 주장으로서 팀의 구심점 구실을 하면서 알제리전에서 골까지 기록하는 등 제 몫을 했다. 구자철은 “월드컵에서 소중한 경험을 얻었지만 경기력에 대해선 굉장히 아쉽다. 이번 대회가 잃어버린 시간이 되지 않도록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되돌아봤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논란을 빚었던 거취 문제에 대해서 일단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지만, 자진 사퇴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향후 거취에 대해 지금 얘기하기는 좀 그렇다”면서도 “어느 정도 생각은 했지만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려운 결정’이 내년 초 아시안컵까지 계약대로 가지 않는 쪽을 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홍 감독은 “월드컵 기간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도 밝혔다. 그는 “제가 부족해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우리 선수들에게는 남는 것이 있는 대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래가 있는 선수들인 만큼 팀에 돌아가서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한축구협회 쪽은 “현재로선 홍 감독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 따로 공식 입장이 없다. 일단은 이번 월드컵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팀은 이날 곧바로 해산한 뒤, 오는 9월 A매치를 앞두고 전열을 정비해 재소집하게 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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