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문지기 신들린 선방에도
네덜란드전 막판 PK 내줘 패배
코스타리카 나바스는 승부차기서
그리스 게카스 슛 막고 8강 진출
네덜란드전 막판 PK 내줘 패배
코스타리카 나바스는 승부차기서
그리스 게카스 슛 막고 8강 진출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베슬레이 스네이더르(갈라타사라이)도, 결승골로 이어진 페널티킥을 유도한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도 아니었다. 네덜란드가 멕시코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지만, 경기 최우수선수는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최고의 수문장으로 떠오른 기예르모 오초아(29·AC아작시오)였다.
30일(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탈레자에서 열린 16강전에서 멕시코는 오초아의 신들린 선방쇼와 후반 3분 조바니 도스산토스(비야레알)의 선취골로 앞서갔지만, 경기 막판 2골을 잇따라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87분 동안 경기를 지배한 ‘거미손’도 후반 추가시간에 내준 페널티킥 앞에선 어쩔 도리가 없었다. 멕시코는 198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이후 1994년 미국월드컵부터 이어진 ‘16강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멕시코는 떨어졌지만 오초아의 가치는 치솟았다. 오초아는 4경기에서 필드골은 단 2골만 내줬고,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선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3년 전 골드컵에서 겪은 ‘불운’을 실력으로 극복해냈다. 당시 멕시코 대표였던 오초아는 팀 동료 4명과 고기를 먹었는데 그 안에 금지 근육강화제 ‘클렌부테롤’이 들어 있었다.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그의 소명이 받아들여지기까지는 무려 2개월이 걸렸다. 오초아는 멕시코 클럽팀 아메리카에서 프랑스의 명문 파리 생제르맹으로의 이적이 예정돼 있었지만, 1년 이상의 자격정지 가능성 앞에서 모든 협상은 백지화되고 말았다. 유럽행을 원했던 오초아는 유일하게 그를 받아준 프랑스 아작시오의 유니폼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아작시오와의 계약이 이번 여름에 끝나는 오초아는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마르세유로의 이적이 유력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의 대활약으로 아스널, 리버풀 등의 명문 클럽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작시오의 한 열성팬은 오초아의 이적을 막기 위해 그의 집과 딸린 모든 가구를 매물로 내놓기도 했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오초아의 팬이 급등한 몸값을 직접 대기 위해 800만파운드에 집을 내놨다”고 전했다.
이날 헤시피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그리스의 16강전 최우수선수도 역시 골키퍼였다. 코스타리카의 문지기 케일러 나바스(레반테)는 경기가 1-1로 끝난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그리스 테오파니스 게카스(코니아스포르)의 슛을 막아내며 5-3(승부차기) 승리를 이끌었다. 나바스는 “마지막 슛을 막는 순간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한 모든 것은 반응하고 쳐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월드컵 8강에 처음 진출한 코스타리카는 6일 우승 후보 네덜란드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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