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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귀국…‘홍’의 운명은

등록 2014-06-29 19:17수정 2014-06-29 22:01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7일(한국시각) 열린 벨기에전에서 벤치 주위를 서성이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7일(한국시각) 열린 벨기에전에서 벤치 주위를 서성이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홍명보 감독 1년만에 위기
“내가 가장 부족했다” 발언
‘자진 사퇴로 기울었다’ 해석

축구계 안팎에선 의견 갈려
“책임져야” “시간 더 줘야”
한국 축구 대표팀의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함께 홍명보(45) 감독의 거취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홍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30일 귀국한다.

홍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주장으로 ‘4강 신화’를 달성한 뒤, 10여년간 대한축구협회 이사, 국가대표팀 코치, 청소년 대표팀 감독 등을 거치며 지도자로서도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2009년부터는 대한축구협회가 3년여에 걸쳐 홍 감독한테 20살 이하 월드컵-아시안게임(2010)-올림픽(2012) 대표팀 지휘봉을 일임하는 ‘홍명보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홍 감독은 올림픽 사상 첫 축구 동메달로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이번 월드컵 대회 성적 부진으로 정점에서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몰리게 됐다. 지난해 6월 최강희 감독의 사퇴로 대표팀 지휘봉을 물려받은 지 1년여 만이다. 홍 감독은 입장을 정리하는 데 긴 시간을 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여러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줄곧 빠르고 거침없는 태도로 대처해 왔다. 27일 벨기에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거취 문제에 대해) 잘 판단하겠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월드컵에 나오기에 감독인 내가 가장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두고 이미 ‘자진 사퇴’ 쪽으로 생각이 기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의견이 갈린다. 홍 감독이 그동안 이뤄온 성과와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대표팀의 지상 과제인 월드컵에서 실패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가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소속팀 활약 선수 우선’이라는 원칙을 깬 것과, 특정 선수를 과잉 보호해 ‘황제 훈련 논란’을 빚은 것을 비롯해 조별리그 때 납득하기 어려운 전술과 선수 기용 등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경기인 출신의 한 축구 해설위원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홍 감독의 색깔이 많이 퇴색된 상황에서 내년 아시안컵 때까지 선수들을 장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홍 감독으로서도 아직 공부할 수 있는 나이인 만큼 이번을 뼈아픈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다음 기회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이 대표팀 운용에 전적으로 권한을 위임받고도 전혀 자기 색깔을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직 충분한 역량을 쌓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해설위원은 “내년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는 보장이 없다. 여기서도 실패하면 홍명보라는 귀중한 자원이 완전히 잊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대한축구협회가 수년간 공을 들여 전략적으로 키워온 홍 감독한테 시간을 더 줘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홍 감독이 월드컵에서 보여준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책임 떠넘기기’식 감독 교체는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스포츠평론가는 “뚜렷한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여론몰이식 감독 교체는 옳지 않다. 월드컵 성적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것인 만큼 패배를 밑거름 삼아 감독과 선수들이 제대로 성장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장기적 관점이나 계약 기간에 관계없이 1년꼴로 감독을 ‘희생양’ 삼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 감독은 내년 초 열리는 2015년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맺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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