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축구·해외리그

알프스의 메시, 골도 ‘메시’처럼

등록 2014-06-26 19:59수정 2014-06-26 22:14

[2014 브라질 월드컵]
샤치리, 온두라스전 해트트릭
스위스 16강 진출 이끌어
169㎝ 작은 키·드리블 닮은꼴
첫골도 ‘메시 이란전 골’과 흡사

메시도 2골…나이지리아 꺾어
16강서 아르헨-스위스 맞대결
샤치리는 15년 전 여덟살 때 스위스의 명문팀 FC바젤의 스카우트가 그의 집 대문을 두드린 날을 생생히 기억했다. 스위스 바젤란트주의 작은 마을 아우크스트에 있는 지역 클럽에서 축구를 즐기던 샤치리는 전국구 빅클럽에 들어가는 게 두려웠다. 그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기 싫어 울음을 터뜨렸어요. 하지만 아빠가 끝내 저를 설득했죠. 아빠는 날마다 저와 함께 버스를 타고 훈련장까지 데려다 줬답니다.” 만약 그때 바젤의 영입을 거부했다면 월드컵 사상 50번째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제르단 샤치리(23 ·바이에른 뮌헨)의 모습을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리오넬 메시(오른쪽·아르헨티나)가 26일(한국시각) 열린 조별리그 F조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전반 추가시간 두번째 골을 터뜨린 뒤 팀 동료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포르투알레그리/AP 연합뉴스
리오넬 메시(오른쪽·아르헨티나)가 26일(한국시각) 열린 조별리그 F조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전반 추가시간 두번째 골을 터뜨린 뒤 팀 동료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포르투알레그리/AP 연합뉴스
169㎝의 작은 키로 ‘알프스의 메시’라 불리는 샤치리는 26일(한국시각) 브라질 마나우스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세 골을 터뜨리며 스위스의 3-0 승리와 함께 16강 진출(E조 2위)을 이끌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꿈이 이루어졌다. 스위스는 작지만 16강에 오른 이상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샤치리는 빠른 스피드를 갖추고 드리블 기술이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다. 그가 이날 터뜨린 첫번째 골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7·FC바로셀로나)가 지난 22일 이란전 후반 추가시간에 기록한 결승골과 판박이다. 샤치리는 벌칙구역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드리블을 한 뒤 수비를 앞에 두고 왼발 중거리 슛을 날렸고, 공은 골키퍼가 막을 수 없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골망을 흔들었다. 동료와의 패스 플레이로 문전 돌파를 자주 하는 것도 메시와 닮았다. 메시와 키(169㎝)는 같지만 가슴팍이 두툼한 근육질 몸매를 가진 게 차이점이다.

샤치리와 메시 비교
샤치리와 메시 비교
어린 시절부터 축구 천재로 두각을 나타낸 샤치리는 19살 때인 2010년 남아공월드컵부터 스위스 대표로 뛰었다. 그를 발탁한 오트마어 히츠펠트 스위스 감독은 “샤치리는 공을 소유하고 있을 때 항상 침착하다. 불안해하는 법이 없고 잠재력을 늘 발휘한다”고 평가했다.

승부근성도 강하다. 그가 2012년 바젤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의 유니폼을 입을 때 주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뮌헨의 아리언 로번, 프랑크 리베리, 토마스 뮐러 등 쟁쟁한 미드필더들과의 주전 경쟁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당시 샤치리는 “나는 11명의 선발 명단에 들어가기 위해 그들과 싸우고 싶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경쟁 관계에 있는 팀 동료들의 인정도 받았다. 리베리는 “그는 어리지만 큰 경기에 나설 때도 행동을 잘 조절한다. 그가 바젤에 있을 때부터 지켜봤는데 항상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뮌헨에 온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샤치리가 이끄는 스위스의 16강 상대는 공교롭게도 ‘진짜’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다. 메시는 이날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열린 F조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브라질의 네이마르(FC바로셀로나)와 득점 공동 1위(4골)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3-2로 승리하며 F조 1위를 확정지었다. 샤치리는 “우리가 우승 후보는 아니지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 아르헨티나전은 굉장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전지희, 신유빈과 대결 뒤 조촐한 은퇴식…“마지막 경기 특별했다” 1.

전지희, 신유빈과 대결 뒤 조촐한 은퇴식…“마지막 경기 특별했다”

NBA 돈치치 떠나보낸 댈러스팬 ‘농구장 앞 장례식’ 2.

NBA 돈치치 떠나보낸 댈러스팬 ‘농구장 앞 장례식’

한국기원, 커제의 ‘사석 논란’ 반칙패 규정 폐지…“세계대회 정상적 개최” 3.

한국기원, 커제의 ‘사석 논란’ 반칙패 규정 폐지…“세계대회 정상적 개최”

2025 프로야구, 3월22일 개막…어린이날 전후 9연전 편성 4.

2025 프로야구, 3월22일 개막…어린이날 전후 9연전 편성

MLB 경기시간 평균 2시간36분으로 빨라지자 젊은 관중 늘었다 5.

MLB 경기시간 평균 2시간36분으로 빨라지자 젊은 관중 늘었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