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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점유율 36%에도 2-0 승리…네덜란드 ‘물오른 실리축구’

등록 2014-06-24 19:57수정 2014-06-24 22:19

칠레도 꺾고 3승으로 16강 진출

판할 감독, 선수비 후역습에도
3경기 10골…32개국 최다득점
로번 스피드·판페르시 결정력
스네이더르 패스·프리킥 ‘세계적’
“필드하키서 영향 받아” 분석도
“수비만 하는 팀한테 해법을 찾을 수 없었다.”(호르헤 삼파올리 칠레 감독)

“공격할 의도가 없는 것으로 보였는데?”(미국인 기자)

24일(한국시각) 상파울루 코린치앙스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B조 3차전 네덜란드-칠레 경기 뒤 기자회견장. 0-2로 진 칠레 감독이나 경기를 지켜본 언론은 비판적이었다. ‘네덜란드의 공격축구는 어디 갔냐?’는 식이었다. 그러자 루이스 판할 네덜란드 감독은 “남의 나라 감독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넘겼고, 미국인 기자한테는 “당신이 생각하는 공격축구는 뭐냐?”고 따졌다. 공격축구가 팬들을 즐겁게 할지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이기는 축구라는 뜻이었을까?

판할(사진) 감독의 네덜란드가 ‘실리축구’로 순항하고 있다. 3연승(10득점)으로 B조 선두가 되면서 A조 1위 브라질을 피해 2위 멕시코와 16강전(30일)을 치르게 됐다. 3경기 10골은 이날까지 32개 월드컵 참가국 가운데 최다 득점이다. 내용만으로 보면 최강의 화력축구다.

판할 감독
판할 감독

네덜란드의 힘은 5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으로 선임된 판할 감독의 지략에서 나온다. 이번 월드컵 직전에 판할 감독은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대회라 유럽팀들은 컨디션을 잘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네덜란드는 전력을 아끼면서 조심스런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도 5명의 수비를 두는 5-3-2 전형으로 선수비-후역습의 고전적 방식을 택했다. 중앙의 수비 3명만 보면 스리백이지만 순식간에 양쪽 윙백이 가담해 방벽을 친다. 소속팀에서 공격수인 디르크 카위트(페네르바흐체)조차 이날 왼쪽 윙백 자리에서 ‘멀티 플레이’를 해야 했다. 칠레의 삼파올리 감독은 “롱킥과 역습만 노린다”고 했지만, 상대의 허를 찌르는 게 경기의 기본이다. 점유율에서 칠레에 36%-64%로 뒤졌지만, 판할 감독은 “후반 15분을 남기고 칠레의 수비 진영이 헐거워졌다. 우리는 그 공간을 노렸다”고 했다. 실제 네덜란드의 골은 후반 32분(레로이 페르)과 후반 47분(멤피스 데파이)에 나왔다. 페르는 교체투입 2분 만에 골을 터뜨렸고, 역시 후반 교체된 데파이가 결정타를 날렸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네덜란드의 주득점원은 이날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로빈 판페르시(31)와, 아리언 로번(30), 베슬레이 스네이더르(30) 등 최전방 3인방이다. 페르시는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골을 잡아낼 수 있는 결정력, 로번은 총알 스피드, 스네이더르는 침투패스와 프리킥 등에서 세계적이다. 이들 노장 공격진의 배후에는 이날 골을 넣은 페르(24)와 데파이(20) 등 젊은 공격수들이 쑥쑥 크고 있다. 판할 감독은 30대 주력과 20대 신진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중앙 수비수 론 플라르(29)는 좌우에 젊은 후배 선수들을 이끌고 수비의 중심을 잡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은 ‘네덜란드 축구의 성공 비밀: 필드하키’라는 기사에서 네덜란드 축구의 스피드, 압박 등을 필드하키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11명 숫자도 똑같고, 무릎 위로 공을 올리지 않으면서, 빠르게 드리블해야 하는 하키의 특성이 축구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특히 판할 감독은 오래전부터 하키 전술을 연구해 왔다. 대표팀에도 막스 레커르스 전력분석관 등 하키 선수 출신 2명이 합류하고 있다. 판할 감독은 레커르스 분석관을 맨유팀에도 데려간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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