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후반 5분 ‘첫 골’ 등 활약
경기 끝난 뒤 ‘패배의 눈물’ 흘려
경기 끝난 뒤 ‘패배의 눈물’ 흘려
“‘손’밖에 없다.”
명 수문장 출신의 올리버 칸이 독일 <체트데에프>(ZDF) 방송에서 한국팀을 평가한 말이다. 독일에서 축구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는 마쿠스 한은 23일 “독일 축구팬들이 알제리전 전반에서 한국팀이 보여준 플레이를 보고 매우 실망했다. 다만 분데스리가 선수인 손흥민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팀 막내 손흥민(22·레버쿠젠)은 알제리전에서 유일하게 빛났다. 후반 5분 기성용이 보내온 긴 패스가 등을 맞고 흐르자, 골문 왼쪽에서 상대 수비 2명을 속임동작으로 제친 뒤 추격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는 패배의 아픔에 눈시울까지 붉히면서 억울해했다.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가장 기대되는 공격수였다. 분데스리가 두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다, 챔피언스리그 등 굵직한 대회를 경험하면서 급성장했다. 독일 안에서도 “어마어마한 유망주이자 인터뷰도 독일어로 재미있게 하는 스타”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팀에서 간판 골잡이 박주영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손흥민이 해결사 몫을 맡았다.
지난 18일 러시아와의 1차전에는 두 차례 슈팅을 모두 골대 위로 날려보냈지만, 알제리전에서는 수비도, 공격도 제대로 되지 않는 한국팀에 역전 의욕을 불어넣는 골을 터뜨렸다. 96분간 종횡무진하며 10.5㎞를 뛰면서 2개의 유효슈팅을 날렸다. 그럼에도 그는 “전반전을 후반처럼 뛰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고 했다.
대표팀의 간판은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듯 얼굴을 바꾼다. 박스 근처에서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과 폭발적인 드리블, 탁월한 위치 선정 능력을 갖춘 손흥민은 거센 기세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다. 미국 스포츠 웹진 <블리처 리포트>는 “공간이 주어졌을 때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손흥민에게 기성용과 더불어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을 주었다. 손흥민은 경기 뒤 “월드컵 첫 골을 넣었지만 중요하지 않다. 골 넣은 기쁨보다는 진 것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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