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네덜란드·칠레 등
스리백으로 무패 이어가자 부각
강력한 대인방어·수비조직 바탕
한때 세계축구 평정한 장점 살려
스리백으로 무패 이어가자 부각
강력한 대인방어·수비조직 바탕
한때 세계축구 평정한 장점 살려
한물간 수비형 전술로 여겨졌던 ‘스리백’이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이번 대회 최약체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코스타리카는 스리백 전술을 앞세워 최고의 ‘신데렐라’로 떠오르고 있다. 우승 후보로까지 점쳐지던 우루과이와 이탈리아를 연파하고 ‘죽음의 조’ D조에서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특히 21일(한국시각) 조별리그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는 전통적인 ‘빗장수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앞에서 스리백 전술의 백미를 선보였다.
코스타리카는 최후방에 3명의 수비수 마이클 우마냐(사프리사), 잔카를로 곤살레스(콜럼버스 크루), 오스카르 두아르테(클럽 브뤼헤)를 세웠다. 이들은 무려 24개의 파울을 기록하는 등 강력한 힘과 거친 대인방어 능력을 앞세워 이탈리아를 무득점(슈팅 10개, 유효슈팅 6개)으로 틀어막았다. 코스타리카는 11개의 오프사이드를 만들면서 이탈리아 공격을 무력화시켰고, 전반 44분 선취골이 터지자 좌우 미드필더를 내려 다섯명이 수비를 펼치는 ‘5백 전술’을 펼쳤다. 공 점유율에서 58 대 42로 크게 뒤졌지만, 정작 골문 앞 점유율에서는 이탈리아(12%)가 코스타리카(17%)에 뒤졌다. 한때 대인방어와 강력한 수비 조직력으로 세계 축구를 평정했던 스리백의 장점을 완벽히 재현한 모습이었다. 코스타리카는 1차전에서도 스리백을 활용해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던 우루과이를 3-1로 제압했다.
스리백 전술은 최후방에 수비수 3명을 두고, 상대 공격수를 ‘맨투맨’ 형태로 막는 전술이다. 일반적으로 4명의 수비수 가운데 측면 수비수가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포백’보다 수비적인 형태다. 현대 축구에서는 3명의 고정 수비수가 필요 이상의 전력 낭비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활용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코스타리카를 비롯해 스리백을 쓰는 네덜란드, 칠레, 멕시코 등이 무패 행진을 벌이면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도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리백을 활용해 ‘우승 0순위 후보’ 스페인을 대파했다. 네덜란드는 전통적인 ‘선수비 후역습’ 대신 스리백에 수비를 완전히 맡기고 미드필드 윗선은 가공할 공격력을 과시하는 ‘분업형 스리백’을 선보였다. 네덜란드는 상대적 약체였던 오스트레일리아와의 경기에서도 스리백 전술로 3-2 완승을 거뒀다.
칠레 역시 스리백 전술로 스페인과 오스트레일리아를 연파했고, 멕시코도 브라질과 카메룬을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1승1무로 조별리그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도 스리백으로 연승을 달리고 있다.
홍성진 호남대 축구학과 교수는 “현대 축구에서 포백 포메이션이 대세를 이룬 것으로 보였지만, 브라질월드컵 초반 경기 결과가 ‘스리백’도 활용 방식에 따라 여전히 ‘포백’에 맞설 유효한 전술이란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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