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전 패배뒤 불화설 불거져… “기자들 맘대로 쓰고 있다”
“한국 친선경기 모두 분석…러시아전 한국이 이기는 경기”
“한국 친선경기 모두 분석…러시아전 한국이 이기는 경기”
“언론들이 거짓말만 하고 있다.”
아프리카 팀들의 ‘내분설’은 월드컵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H조에서 한국과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일 알제리의 불화설은 18일 벨기에에 1-2로 패한 뒤 불거졌다. ‘선수들이 감독의 전술 운영에 불만을 품었다’거나 ‘축구협회장이 선수 기용과 관련해 감독과 마찰을 일으켰다’는 등의 말이 나돌았다. 그 진실 여부는 알 수가 없으나 중요한 일전을 앞둔 감독이 이를 가만 내둘 리 없다. 바히드 할릴호지치(63) 알제리 감독도 예외가 아니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한국전을 하루 앞둔 22일(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 이스타지우 베이라히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거짓말” “어리석은 얘기” “말도 안되는 일” 등 강한 단어를 써가며 팀 내 불화설을 일축했다. 벨기에를 상대로 선수들에게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을 하라고 지시한 적 없다”는 말도 했다.
-내일 라인업은? 벨기에 전과 변화가 있나?
“다를 것이다. 지금은 말할 수 없다. 그동안 이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너무 오랫동안 승리를 염원했다. 한국 기자도 ‘팀 내 갈등이 있었냐’는 얘길 하는데, 그건 거짓말이다. 언론에서 거짓말들이 나오고 있다. 바람직하지 않다.”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이 알제리에게 많은 응원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벨기에를 상대로) 공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데 이것은 말도 안된다. 기자들이 마음대로 쓰고 있다. 우리는 수준 높은 축구를 하기 위해 여러 해 동안 준비했다. 브라질 사람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선수들의 이름을 알고 있나?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몇달 동안 한국 선수들의 경기, 여러 가지 친선경기를 다 분석했다. 연구를 많이 했다. 전략과 전술, 여러 선수들을 다 봤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와서 조직력이 좋다. 러시아도 아주 힘들게 득점했다. 한국이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한국이) 상당히 빠르고 공격적이고 패스도 좋고, 공수 모두 유연성이 있고, 압박을 많이 해서 (러시아가) 득점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전략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선수들에게 벨기에전을 잊어야 한다고 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지만 이제 한국전에 집중해서 꼭 이겨야 한다.”
-한국을 상대로 전술이 바뀌는가?
“경기마다 고민을 하고 상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우린 브라질 같은 강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수들과 갈등이 있다고 하는데 어리석은 얘기다. 하프타임 때 (그런 내용을) 감독한테 묻는 것은 말도 안된다. ‘마지막 20분 동안 압박해야 한다’ ‘공격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알제리는 젊고 월드컵 전에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벨기에전에서 113km를 뛰었는데 우리가 공을 가지고 있을 때 제대로 경기하지 못했다. 심리적으로 우리가 불리했다고 생각한다. 이 경기를 분석한다면 조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움직임이 더 빨라져야 하고 그리고 벨기에 선수들이 더 체력적으로 좋은 상태라 이기기 어려웠다. 실망스럽지만 이제는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 5분 만 더 있었으면 득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벨기에에 역습을 허용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페굴리가 실수를 했다.”
-알제리 협회장이 출전 선수들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는 기사를 봤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저한테 출전 선수들을 바꾸라고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팀의 강점과 약점을 제가 다 알고 있다. 축구협회장과 선수 문제로 얘기하지 않는다.”
-알제리가 1982년 이후 월드컵에서 승리가 없어 기대가 클 텐데 부담을 느끼지 않나?
“이미 얘기했지만 승리를 위해 3년을 기다렸다. 알제리와 알제리 사람들이 축구를 사랑하고 팀과 감독을 믿고 있다. 알제리 기사와 신문에서 무엇을 쓰는지 모르겠다. 비판이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알제리 축구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자부한다. 주요 팀이 우리를 이겨 전술 면에서 비판이 있었지만 우리가 이기면 국민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한국이 알제리보다 훨씬 강한 팀이라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하겠다.”
-한국 감독이 선제골을 넣으면 이긴다고 했는데?
“나도 마찬가지다. 벨기에전에서도 첫골을 넣었지만 그 이후 압박을 이기지 못했다. 월드컴은 심리적으로 강해야 한다. 벨기에전에선 선수들이 마지막 20분 동안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 그러나 팀은 많은 발전을 했다. 후방 수비를 잘하지 않으면 월드컵은 끝난다. 지난 챔피언 스페인도 이런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문제가 생겼다. 우리는 발전해야 하고 축구에서는 공격하면서도 수비에 무게를 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팀이 배워가는 과정이다. 많은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바르셀로나 같은 경우도 예전과 달리 하고 있다. 알제리팀의 품질은 1~2년 전에는 달랐다. 축구는 항상 변한다. 지금 현재 위치에서 집중해야 한다. 저는 팀을 100% 믿고 있다. 각각 책임을 수행하고 있다. 핑계를 대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강팀이 될 것이다. 알제리는 승리를 기다려왔다. 좋은 선물을 안겨주고 싶다.”
포르투알레그리/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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