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한국 시각)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 리그 B조 2차전에서 카메룬의 알렉스 송(앞쪽·6번)이 크로아티아의 대표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의 등을 팔꿈치로 찍는 반칙을 범한 후 주심이 레드카드를 꺼내들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옆에서 크로아티아의 이반 라키티치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2014.6.19 / AP 연합뉴스
알렉스 송 팔꿈치로 상대 선수 등 찍어 퇴장
득점 찬스 놓쳤다고 자기편끼리 박치기도
득점 찬스 놓쳤다고 자기편끼리 박치기도
카메룬이 선수들의 어이없는 행동과 내분으로 자멸했다.
카메룬은 19일(한국시각) 브라질 아마조니아에서 열린 A조 조별리그 2차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전반 39분 미드필더 알렉스 송(26·바르셀로나)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하며 역전의 기회를 날렸다. 드리블하는 크로아티아 이반 페리시치에게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뜻밖에 심판의 호각이 울렸다. 송이 뛰어가던 중 살짝 부딪힌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의 등을 팔꿈치로 찍는 돌출행동을 한 것이다. 주심은 즉각 레드카드를 꺼냈고, 송은 항의 한번 못한 채 퇴장당하고 말았다. 10명이 뛴 카메룬은 후반 들어 수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3골을 더 내줘 0-4로 대패하며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카메룬은 경기 종료 직전 자국 선수끼리 다투는 등 최악의 매너를 보였다. 후반 44분 뱅자맹 무캉조(AS낭시)가 크로아티아 골문 앞에서 개인플레이를 하다가 득점 기회가 날아가자 동료인 브누아 아수에코토(퀸스파크 레인저스)가 무캉조와 다툼을 벌이다 머리를 들이받았다. 동료 피에르 웨보(페네르바흐체)가 둘을 떼어놓아 그나마 진정됐다. 경기 직후에는 사뮈엘 에토오(첼시)가 두 선수를 화해시키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폴커 핑케 카메룬 감독은 경기 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모든 선수가 실망스러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카메룬 축구대표팀의 내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보너스를 둘러싼 갈등으로 출국을 사흘이나 미뤘다. 카메룬 축구협회와 선수단 간에 월드컵 출전 보너스 금액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이다. 결국 핑케 감독의 중재로 화해한 뒤 브라질행에 올랐지만 훈련 일정과 팀워크 등 준비과정이 매끄러울 수 없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