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왼쪽)이 18일(한국시각) 열린 러시아전에서 후반 교체돼 나오는 박주영을 격려하고 있다. 쿠이아바/연합뉴스
수비 돕느라 골잡이 역할 못해
실전감각도 ‘아직’…평점 최하위
“이근호 선발, 박 조커 고려할만”
실전감각도 ‘아직’…평점 최하위
“이근호 선발, 박 조커 고려할만”
한국 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29·아스널)은 18일(한국시각) 러시아전에서 단 1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 이근호와 교체될 때까지 56분 동안 6384m를 뛰었지만 공격진영에서 스트라이커로서 큰 활약이 없었다. 드리블을 통해 벌칙구역 안으로 들어간 것은 단 1차례뿐이었고, 패스를 받아 동료에게 연결해 준 것도 14차례에 그칠 정도로 볼 터치 횟수가 적었다.
축구 전문매체 <골닷컴>의 평점에서 박주영은 별 5개 중 1.5개를 받아 한국 선수 가운데 최하점을 기록했다. 정면으로 날아온 이근호(상주 상무)의 슛을 막지 못한 러시아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CSKA 모스크바)와 같은 점수였다. <골닷컴>은 “박주영이 후반 교체돼 나갈 때까지도 경기에 녹아들기 위해 버둥거렸다”고 혹평했다.
박주영은 가나와의 최종평가전에서 대량 실점한 것을 의식했는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김대길 <케이비에스 엔> 해설위원은 “오늘 가장 잘된 것 중의 하나가 박주영을 비롯한 전방 공격수들의 압박이었다. 앞선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막아줘 후방 수비진이 안정을 찾았다. 박주영의 움직임이 우려했던 것보다 좋았다”고 평가했다.
수비에 도움은 줬지만 몸 상태가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은 박주영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전반 9분 러시아 수비 사이로 찔러준 이청용(볼턴)의 패스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 단적인 예다. 이날 박주영의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24.84㎞에 그쳤다. 선발 출전 선수 가운데 골키퍼 정성룡(수원)과 중앙수비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를 제외하면 꼴찌였다.
체력뿐만 아니라 경기 감각이 여전히 올라오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장외룡 <엠비시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이청용의 패스를 오른발로 잡아채야 하는데 왼발이 나왔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순간적인 판단에서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평가전에서도 드러난 박주영과 구자철의 비슷한 움직임도 여전히 문제였다. 장 해설위원은 “이근호처럼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공격수가 필요하다. 알제리전에는 이근호 선발, 박주영 조커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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