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오른쪽 세번째)가 18일(한국시각)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H조 예선 경기에서 한국에 0-1로 지고 있던 후반 동점골을 터뜨렸다. AP/연합뉴스
알제리에 패배할 경우 ‘H조 최강’ 벨기에에 이겨야만 16강
18일(한국시각) 한국과 러시아의 조별리그 1차전이 무승부로 끝나면서 H조팀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한국으로선 아쉽게 승리가 날아갔지만, 난적 러시아에 승점 1점을 따내면서 이후 경기에서 활용할 카드가 여럿 남았다. 알제리와의 2차전에 총력을 쏟아 반드시 승리를 따낸다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승점 4점(1승1무)을 확보하게 되고,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16강 진출이 확정된다. 러시아와의 경기 뒤 주장 구자철(마인츠 05)도 “알제리전에 모든 걸 다 쏟아붓겠다”며 이 경기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있다. 알제리와 비기더라도 3차전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무승부 이상을 기록하면 다른 팀의 성적에 따라 16강 진출 기회가 열려있다. 반면 이 경기에서 지면 H조 최강자로 꼽히는 벨기에를 반드시 이긴 뒤, 다른 팀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러시아도 한국과 비슷한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2차전 상대가 벨기에라는 점이 부담스럽다. 벨기에한테 패하면 마지막 경기에서 알제리를 이기더라도 1승1무1패(승점 4)로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동시에 벨기에가 2승(승점 6)을 확보하면서 한국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느슨한 경기를 펼칠 수도 있어 러시아로서는 더 쫓기는 입장이 된다.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운 러시아가 벨기에와 무승부에 초점을 맞춘 뒤 3차전에서 알제리를 희생양으로 조별리그 통과를 노릴 수도 있다.
첫 승을 따낸 벨기에는 러시아와의 2차전에서 총력을 쏟아 16강 진출을 확정짓겠다는 입장이다. 마르크 빌모츠 감독이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한국을 두고 “개인 기술과 볼 점유 능력이 뛰어나 가장 상대하기 싫은 스타일”이라고 밝힌 바 있어 3차전까지 끌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으로선 벨기에가 2연승하면 마지막 경기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는 반사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첫 경기에서 녹록치 않은 경기력을 보이고도 패배한 알제리는 배수진을 치고 남은 경기에서 1승1무 이상의 성적을 노린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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