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한국과 러시아의 조별 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한국 시각) 브라질 쿠이아바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러시아 축구 대표팀의 훈련 전 이영표 KBS 해설위원(왼쪽)과 조우종 아나운서가 리포팅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쿠이아바=연합뉴스)
이영표(37) 한국방송(KBS) 해설위원의 족집게 예언이 화제다.
이 위원은 18일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를 앞두고 “촘촘한 러시아 수비벽을 깰 무기가 이근호 선수다”, “러시아의 약점은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동시에 적중했다. 후반 23분 교체투입된 이근호의 대포알 슈팅이 아킨페프 골키퍼의 손을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기 때문. 골이 들어가자 이 위원은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라며 기뻐했다.
이영표 위원의 예언 적중은 이번이 벌서 네번째. 먼저 개막 이틀째인 지난 14일 ‘무적함대’ 스페인과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경기에 앞서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몰락할 것이다”, “네덜란드의 돌풍을 잘 지켜보라”고 했다. 경기 결과 지난 대회 우승팀 스페인이 준우승팀 네덜란드에 1-5로 지면서 예언은 놀랍게도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이어 15일 일본과 코트디부아르의 경기는 “2-1로 코트디부아르가 이긴다”고 했는데, 승패와 스코어를 그대로 맞췄다. 같은날 열린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빅매치에서는 “이탈리아가 적어도 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도 이탈리아가 2-1로 이기면서 적중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해설자로 데뷔한 이영표 위원의 예언이 잇따라 적중하면서 소속사인 한국방송도 덩달아 신이 났다. 이 위원은 17일 한국과 러시아 경기에서 이근호의 선제골이 들어간 뒤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제 전 예언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영표신’의 소름돋는 예측에 누리꾼들도 들썩였다. 무승부로 끝난 러시아전 경기결과에는 아쉬움을 표현했지만 이근호의 선전과 러시아 골키퍼의 부진을 정확히 맞힌 이영표 해설위원의 예언에는 놀라움을 표했다.
후반 22분 이근호의 발끝에서 골이 터지자 누리꾼들은 이 위원의 예언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 위원은 경기 전 “70분까지 0 대 0으로 버티면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 후반에서는 2대1로 이길 가능성이 높다. 이근호가 일을 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예상대로 이근호의 첫 골이 터지자 누리꾼들은 ‘이영표 소름돋는다’(roky****), ‘이영표 신내렸다’(jool****) 등의 반응을 보이며 기뻐했다.
이 위원은 네덜란드에 참패를 당한 스페인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정확히 예언하는 등 이번 월드컵에서 적중률 높은 예상을 선보여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인간문어’, ‘갓영표’, ‘영표신’같은 별명으로 불려왔다.
한편 트위터 등 에스엔에스는 한국 선수들에게 옐로우카드 3장을 준 네스토르 피타나 심판에 대한 분노로 들끓었다. 누리꾼들은 ‘옐로우카드 내는 재미로 심판을 보나’(@swo****)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소치 동계올림픽 김연아 선수의 은메달을 기억하며 ‘안그래도 러시아전인데 자꾸 동계올림픽 기억이(@kin****)’ 같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피타나 주심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아르헨티나리그 총 26경기에 출장해 138장의 옐로카드로 경기당 5.3장을 꺼냈을 만큼 깐깐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브라질 월드컵 남미지역 예선에서는 4경기에서 24장의 옐로카드로 경기당 평균 6장을 꺼내들었다.
이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우리 선수들에 대한 누리꾼들의 응원은 이어졌다. 선수들의 인터뷰 모습을 보며 ‘수고하셧습니다 다음판에 우리나라 이기길 바랄게요 꼭 이기길 대한민국’(gusr**** ) ‘얼굴 진짜 힘들어 보여요 아쉽지만수고했어요’(dms1****) 같은 반응을 보였다.
김동훈 방준호 기자 ca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