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드리스 메르텐스(나폴리)가 18일(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경기에서 두번째 골을 터뜨리고 있다. 벨기에는 알제리에게 전반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연속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AP/연합
벨기에가 절묘한 후반 교체카드로 알제리에 역전승을 거두고 H조 첫승의 주인공이 됐다.
벨기에는 18일(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경기에서 알제리에게 전반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연속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전반전까지 경기를 리드하며 승리에 대한 기대감에 젖었던 4000명의 알제리 응원단은 크게 좌절한 모습이었다.
이날 벨기에는 로멜루 루카쿠(21·에버턴)를 최전방에 놓고 좌우에서 에덴 아자르(23·첼시)와 나세르 샤들리(25·토트넘)이 배치된 삼각편대를 앞세워 공격에 나섰고, 알제리는 엘 아바리 수다니(27·디나모 자그레브)를 원톱으로 소피안 페굴리(25·발렌시아)와 리야드 마레즈(23·라이시스터)가 좌우 날개로 나섰다.
이날 경기는 아자르와 루카쿠를 비롯해 티보 쿠르투아(22·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케빈 더브라위너(23·볼프스부르크) 등 ‘황금세대’를 앞세운 벨기에가 알제리를 압도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이런 예상을 뒤집고 기세를 올린 것은 알제리였다. 알제리는 애초 예상과 달리 좀 더 수비적인 4-3-2-1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알제리는 벨기에의 막강한 화력을 염두에 둔 듯 나빌 벤탈렙(토트넘)과 칼 메자니(발랑시엔)가 더블 볼란치로 포백라인 바로 앞을 지켰다. 수비시 순간적으로 식스백이 되는 알제리의 촘촘한 수비라인을 벨기에는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전반 내내 중거리슛만 쏘아댈 뿐 알제리 위험지역안으로 침투하지 못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자 아자르만이 홀로 후방까지 내려와 볼을 실어 날랐지만 동료들의 움직임이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답답한 모양새가 반복됐다.
반면 알제리는 왼쪽 풀백 파우치 굴람(23·나폴리)과 오른쪽 날개 페굴리의 날카로운 침투로 몇번 찾아오지 않은 기회를 살리며 선제득점을 올렸다. 전반 25분 왼쪽에서 공격 가담한 굴람이 오른편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2선에서 순간적으로 파고드는 페굴리의 움직임을 놓친 벨기에 수비수 얀 베르통헌이 페굴리를 잡아채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페굴리는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알제리의 506분 무득점 기록을 깨고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경기 득점에 성공했다. 알제리는 1986년 6월3일 북아일랜드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후반 14분에 자멜 지단이 한 골을 넣은 뒤 득점이 없었다.
0-1로 뒤진 벨기에의 마르크 빌모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샤들리를 빼고 드리스 메르텐스(나폴리)를 투입했다. 잠시 뒤에는 중앙에서 고립되던 루카쿠 대신 디보크 오리기(릴)를 투입하고 후반 20분에는 무사 뎀벨레를 빼고 마루안 펠라이니를 집어넣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결국 경기의 흐름은 벨기에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전반과 달리 최전방의 오리기는 폭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끌고 다녔고, 메르텐스 역시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수비진을 흔들었다. 펠라이니는 공격수처럼 상대 문전 깊숙히까지 침투했다. 홀로 고군분투하던 아자르에게 숨통이 틔였다.
결국 벨기에는 승부를 뒤집었다. 더브라위너가 오른쪽 코너에서 올린 크로스를 펠라이니가 강력한 헤딩슛으로 골문에 집어넣은 것. 기세를 올린 벨기에는 10분 뒤 메르텐스가 아자르의 패스를 받아 역전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1패를 안고 23일 한국과 상대해야 하는 알제리는 한국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알제리의 주장 마지드 부게라(레퀴야)는 “한국전에서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벨루오리존치/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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