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문제죠? 원래 월드컵 경기 하루 전날에 공식 훈련과 기자회견을 하는 건데요.”
러시아 축구 대표팀을 오래 취재한 러시아 채널 원의 알렉산더 리도고스터 기자가 되물었다.
‘러시아는 왜 H조 다른 나라들처럼 일찍 1차전 경기가 열리는 장소로 이동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한국과 벨기에, 알제리 등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H조에 속한 나라들은 모두 15일(이하 현지시간) 1차전 경기가 열리는 도시로 이동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5일 오전 10시15분에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이구아수를 떠나 러시아와 1차전을 치르는 쿠이아바로 날아간다.
또 상파울루와 상파울루 인근 도시 소로카바에 각각 근거지를 잡은 벨기에와 알제리 역시 15일 비행기로 1차전 장소인 벨루오리존치로 향할 예정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16일에 상파울루 인근 도시 이투를 떠나 쿠이아바로 이동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15일 오전에도 이투에서 훈련을 하고 경기 하루 전날에 쿠이아바로 떠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리도고스터 기자는 “팀 주치의 판단에 따라 하루 전날 가더라도 적응에 큰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라며 “이투와 쿠이아바의 기후가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이런 여유 있는 행보는 브라질로 향하는 일정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한국은 지난달 말부터 쿠이아바와 비슷한 시차, 기후 등을 보이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일찌감치 적응 훈련에 들어간 데 비해 러시아는 지난달 말 약 사흘간 노르웨이 원정을 다녀온 것을 제외하면 줄곧 러시아에 머물다 8일 브라질로 출국했다.
물론 서울과 상파울루의 시차(12시간)보다 모스크바와 상파울루 시차가 5시간 적기는 하지만 우리 대표팀이 러시아보다 10일 이상 일찍 시차 적응을 시작했다는 계산이다.
리도고스터 기자는 “1차전 기준으로 볼 때 10일 전에 도착한 셈인데 모스크바와상파울루의 시차 7시간을 고려하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모든 면에서 여유를 부리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최종 엔트리 23명 외에 예비 엔트리 1명을 추가로 브라질에 데려와 24명이 함께 훈련하고 있다.
러시아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르트 엑스프레스의 드미트리 시모노프 기자는 “예비 선수는 데니스 체리셰프(세비야)”라고 소개하며 “부상자가 생겼을 때 대체 요원을 러시아에서 불러오는 것보다 브라질에서 함께 훈련하다가 곧바로 투입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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